기재위 국감 여야 모두 질타
한국수출입은행의 재무구조가 부실여신 증가 등에 따라 최근 10여년 동안 계속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성동조선해양의 출자전환을 위해 수출입은행이 벌인 실사가 엉터리였다는 비판도 나왔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수출입은행 국정감사에선 방만 경영과 부실 여신, 낙하산 인사, 국외출장비 남용 등이 도마에 올랐다.
이날 오제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수출입은행 부채가 2006년 12조6885억원에서 올해 6월 말 66조6789억원(잠정치)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10년 새 53조9904억원(426%)이나 부채가 급증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4조7599억원에서 9조9435억원으로 5조1836억원(1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06년 11.9%이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올해 3월 기준으로 10.3%까지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8.7%까지 떨어졌던 2008년 이후 최근 6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 금액도 2006년 489억원에서 올해 7월 말 2조4437억원으로 늘어났다. 오 의원은 “기업대출이나 보증에서 부실이 발생한 것은 심사과정에서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수출입은행 부실은 결국 국민 혈세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0년새 부채 54조 늘어 ‘방만경영’
‘출자전환’ 성동조선 엉터리 실사에
행장 출장때 의전비 등 10억 펑펑
자문위 65% 정치권 인사 부실일조 박원석 의원(정의당)은 지난해 성동조선해양의 출자전환을 위해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진행한 실사가 엉터리로 이뤄졌다고 따졌다. 지난해 1~2월 수출입은행이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실시한 성동조선 실사에서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645억원, 영업손실은 2283억원으로 전망됐다. 당기말에 현금 여유가 있어 향후 5년 동안 신규 자금 지원은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담겼다. 하지만 실제 지난해 성동조선의 당기순손실은 5792억원, 영업손실은 3395억원에 달했다. 박 의원은 “실사 전망과 현실이 큰 차이를 보이면 다른 채권기관들의 지원을 설득할 명분을 잃게 된다. 지난 6월 채권단이 성동조선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에 반대하자 수출입은행이 단독으로 3000억원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국감에서 “올해 말까지 2600억원가량이 추가로 필요하고 중기적으로는 4200억원에서 4800억원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인사를 경영자문위원에 대거 앉히는 등의 관행도 수출입은행 부실에 일조했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박광온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최근 8년 동안 이 은행의 경영자문위원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해마다 총 10~15명의 위원 가운데 평균 65%가 정치권 인사였다. 경영자문위원회는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제도나 중장기 발전방향과 관련해 은행장에게 경영자문을 제공하는 곳이다. 박 의원은 “최근 3년 동안 위원회 회의 안건을 살펴보니 조선사 부실을 지적하지 않는 등 실질적인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덕훈 행장의 국외 출장 때 과도한 의전으로 출장비를 지나치게 많이 썼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종학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이 행장이 지난해 3월 취임 뒤 18차례 국외 출장을 다녀왔는데 비서실 직원을 제외한 현업 부서 임직원만 101명이 수행에 나섰다고 질책했다. 이 행장은 하룻밤 자는데 평균 69만원을 사용하는 등 총 2억6397만원을 썼으며, 수행 인원 비용을 합하면 출장비용만 총 9억9248만원에 이른다. 심재철 의원(새누리당)은 “올해 8월 대기업 대출 잔액 비중이 74.8%인 반면 중소기업 대출 잔액 비중은 2012년 10.3%에서 올해 8월 6.6%로 줄었다”며 수출입은행의 대출이 대기업에 편중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출자전환’ 성동조선 엉터리 실사에
행장 출장때 의전비 등 10억 펑펑
자문위 65% 정치권 인사 부실일조 박원석 의원(정의당)은 지난해 성동조선해양의 출자전환을 위해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진행한 실사가 엉터리로 이뤄졌다고 따졌다. 지난해 1~2월 수출입은행이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실시한 성동조선 실사에서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645억원, 영업손실은 2283억원으로 전망됐다. 당기말에 현금 여유가 있어 향후 5년 동안 신규 자금 지원은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담겼다. 하지만 실제 지난해 성동조선의 당기순손실은 5792억원, 영업손실은 3395억원에 달했다. 박 의원은 “실사 전망과 현실이 큰 차이를 보이면 다른 채권기관들의 지원을 설득할 명분을 잃게 된다. 지난 6월 채권단이 성동조선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에 반대하자 수출입은행이 단독으로 3000억원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국감에서 “올해 말까지 2600억원가량이 추가로 필요하고 중기적으로는 4200억원에서 4800억원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인사를 경영자문위원에 대거 앉히는 등의 관행도 수출입은행 부실에 일조했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박광온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최근 8년 동안 이 은행의 경영자문위원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해마다 총 10~15명의 위원 가운데 평균 65%가 정치권 인사였다. 경영자문위원회는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제도나 중장기 발전방향과 관련해 은행장에게 경영자문을 제공하는 곳이다. 박 의원은 “최근 3년 동안 위원회 회의 안건을 살펴보니 조선사 부실을 지적하지 않는 등 실질적인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덕훈 행장의 국외 출장 때 과도한 의전으로 출장비를 지나치게 많이 썼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종학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이 행장이 지난해 3월 취임 뒤 18차례 국외 출장을 다녀왔는데 비서실 직원을 제외한 현업 부서 임직원만 101명이 수행에 나섰다고 질책했다. 이 행장은 하룻밤 자는데 평균 69만원을 사용하는 등 총 2억6397만원을 썼으며, 수행 인원 비용을 합하면 출장비용만 총 9억9248만원에 이른다. 심재철 의원(새누리당)은 “올해 8월 대기업 대출 잔액 비중이 74.8%인 반면 중소기업 대출 잔액 비중은 2012년 10.3%에서 올해 8월 6.6%로 줄었다”며 수출입은행의 대출이 대기업에 편중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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