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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학자금->취업난->고금리->신용불량’ 청년 부채 악순환 심각”

등록 2016-11-07 17:26수정 2016-11-07 18:53

하나금융硏 ‘청년 금융’ 이슈분석 보고서
학자금·생활비 소액 대출에서 신용불량까지… 왜?
취업난 등 저소득에 발목 잡히고
보수적 은행-적극적 대부업체에 고금리 대출받아
학자금과 생활비 때문에 적은 돈을 빌렸던 청년들이 왜 신용불량의 늪에 빠지게 되는 걸까. 만성적 취업난이 초래한 저임금 상태에서 주변에 널린 고금리 대출의 유혹을 받는 청년층 금융 문제를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7일 ‘국내 청년층 금융 현황 및 발전 방향’이란 제목의 이슈분석 보고서를 통해 청년 부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쓴 백종호 연구위원은 “학자금 등 소액으로 시작된 청년층 부채가 취업난, 대부업체 등의 공격적 영업, 신용불량자 급증으로 악순환이 고착화하는 추세”라고 짚었다.

보고서가 제시하는 청년층 부채 악순환의 경로는 ‘학자금 등 소액 대출 → 저소득 → 저신용 → 고금리 → 채무악순환 → 신용불량’이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기준 20대 대출자들의 1인당 부채규모는 2203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다. 전 연령대의 1인당 부채규모가 7206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3분의 1도 안 된다. 하지만 1인당 대출규모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해서 가계부채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일은 아니다. 20대는 액수 기준으론 3.8%의 비중만 차지하는 반면에, 대출자 수 기준으론 전체의 12.5%나 된다. 9월 청년(15~29세) 실업률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인 9.4%(41.6만명)를 기록하는 등 취업난이 깊어가는 가운데 20대가 학자금과 생활비에서 심한 압박을 받은 결과다.

이처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청년층을 상대로 ‘30일 무이자 대출’ 같은 마케팅 문구를 내건 저축은행, 대부업체의 공격적인 영업이 뒤따랐다. 20대 청년은 담보로 제공할 자산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주로 신용대출에 의존하는데, 이런 빚 내기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이용으로 대거 쏠렸다. 실제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을 기준으로 20대 신용대출 액수의 30.8%가 이들 업권에 몰려 있다. 30대 이후 다른 연령대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를 이용한 비중이 6.1~14.9%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20대는 지나치게 쏠려 있는 셈이다. 백 연구위원은 “은행이 재산형성이 어려운 청년층에게 보수적으로 예·적금 위주의 상품을 제공하는 사이 제2, 3금융권은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대출 영업을 했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의 소액 신용대출 취급 금리는 결코 낮지 않다. 올 들어 법정최고금리가 27.9%로 내려오기에 앞서 저축은행의 신규 취급 소액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30.5%(2015년 3월 기준)에 이를 정도였다.

결국 이런 고금리 대출에 발을 들이게 된 청년층의 신용등급은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 90일 이상의 연체가 발생할 경우 신청하는 ‘개인 워크아웃’의 3분기 신청자 규모를 보면, 전 연령대에서 전분기보다 신청인원이 줄었으나 20대만 8.8% 늘어났다. 30일 이상 90일 미만 연체를 했을 때 하는 ‘프리워크아웃’ 신청자도 20대는 전분기보다 41.7%나 늘어나 압도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대법원의 개인파산·회생 사건 현황을 보면 20대 신청자 수는 지난 3년간 7.2%가 늘어나기도 했다.

백 연구위원은 “현재 청년층 부채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지표 삼을 수 있는 분석 자료도 부족한 상태”라며 “청년층이 빚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는 청년층 자금 수요를 고려한 정책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고 금융권도 세분된 금융상품 개발로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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