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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이종우의 흐름읽기] 브라질 국채, 과거 수익률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등록 2017-03-02 15:00수정 2017-03-02 21:51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반도체 주식과 브라질 국채.’

요즘 증권회사들이 많이 추천하는 상품이다. 몇 주 전만 해도 반도체 주가 상승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됐었다. 제품 가격이 올라 지난해 4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고, 그 추세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2월 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반도체 경기가 조만간 정점을 기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사업 내용이 반도체 단일 품목으로 이루어진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특히 타격을 입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유비에스(UBS)가 반도체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한 게 주가 하락의 시작이었다. 이런 패턴은 과거에도 몇 번 있었는데, 반도체 호황기였던 1995년과 2000년 그리고 2005년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주가 하락은 항상 낙관적 전망이 절대다수를 차지했을 때 시작됐다. 어느 회사에선가 호황을 의심하는 의견이 나오고, 기존 전망과 새로운 전망 사이에 치열한 대결이 벌어진 후 새로운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주가가 본격적으로 하락하는 형태였다. 이번에도 유비에스의 보고서를 계기로 첫 번째 하락 단계가 시작된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반도체 주가가 하락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가를 끌어올린 동력이 의심받고 있다. 재고를 쌓아야 했던 것이 가격이 오른 원인이라면, 이제는 재고 축적이 마무리될 때가 됐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고 4차 산업혁명이 원인이라면 이번 조정이 단기에 그치고 재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아직은 어느 쪽이라고 결론 내기 힘들지만, 낙관적 견해가 약해진 건 맞다.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숫자에 따르면, 2월까지 브라질 국채 판매액이 지난해 전체 판매액의 80%에 육박할 정도라고 한다. 브라질 국채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해 한 해 72%의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부터인데, 지난해와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1월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당 4.2헤알을 기록할 정도로 약세였지만, 지금은 3.1헤알이다. 금리도 16%대에서 10%로 낮아졌다. 더는 낮은 가격에 기대어 투자하기 힘든 상태가 된 것이다.

중남미를 얘기할 때 브라질과 자주 비교되는 나라가 멕시코다. 멕시코의 경제 상황이 브라질보다 좋다. 성장률이 4%포인트 이상 높지만 물가는 낮으며, 재정이나 정치적으로도 안정돼 있다. 환율만 예외여서 헤알화 약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3년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멕시코 페소화의 절하율이 헤알화보다 크다. 지난해에 특히 심했는데 페소화가 18% 절하됐지만 헤알화는 23%나 절상돼 둘 사이에 40% 가까운 차이가 났다. 중남미에 투자하는 외국인 입장에서 브라질 채권을 팔고 멕시코 채권을 사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국내 브라질 국채 투자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수익률이 미래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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