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자금 마련 중심의 은행 적금 상품
빅데이터 분석해 1인가구 소비패턴 따라잡은 신용카드
보험업계도 “치료비와 간병비 보장 중심” 제안
빅데이터 분석해 1인가구 소비패턴 따라잡은 신용카드
보험업계도 “치료비와 간병비 보장 중심” 제안
“혼자 사는 이들의 편의를 위해 등장한 ‘1인용 상품과 서비스’는 ‘일(1)코노미’의 시작에 불과하다. 소비생활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자체를 줄여가며 나홀로의 삶을 영위하겠다는 ‘얼로너(aloner)’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혹 미움을 받아야 한다면야 까짓것 받고 말겠다며 ‘쿨내’ 풍기는 이들이 바로 일코노미의 진정한 주역들이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트렌드 코리아 2017>을 통해 올해 10대 소비트렌드 중 하나로 ‘일코노미’를 지목하며 덧붙인 설명이다. 1인가구의 ‘1’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를 합성해 만든 이 신조어는 소비 행태뿐 아니라 삶의 태도 변화까지 아우른다. 4가구 중 1가구 이상(2015년 기준)이 1인가구인 시대, 금융권에서도 ‘일코노미’ 상품 제안 열풍이 불고 있다.
케이비(KB)금융그룹은 5개 계열사의 6가지 상품을 묶은 ‘일코노미 청춘 패키지’를 6일 출시했다. 스마트폰 전용 ‘1코노미 스마트 적금’, 오피스텔 전세자금대출 상품, 1인가구 소비패턴에 맞춰 포인트가 쌓이는 ‘1코노미 카드’, ‘1코노미 암보장 건강보험’, ‘1코노미 이엘에스(ELS)’, ‘1코노미 주식형 펀드’ 등을 포함했다.
은행들이 제안하는 ‘일코노미’ 상품의 키워드는 ‘나를 위해’다. 우리은행의 ‘올포미(All for Me) 적금·카드 패키지’는 갑자기 목돈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맞춘 적금 상품과 1인가구가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 온라인쇼핑 등 7대 업종 청구할인을 제공하는 카드를 결합해 10개월 만에 30만 고객의 선택을 받았다. 케이이비(KEB)하나은행은 나를 위한 선물 마련이란 취지의 ‘셀프-기프팅 적금’과 체중관리, 금연 등 자기개발을 약속하고 관련 영수증을 제시하면 금리를 우대해주는 ‘씨크릿 적금’을 제안한다. 신한은행도 스마트폰을 활용해 건강관리 목표를 달성하면 우대이율을 적용하는 ‘신한 헬스플러스 적금’을 운영 중이다.
신용카드사들은 실질적 혜택에 주목한다. 삼성카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20~30대 1인가구의 편의점, 배달음식 수요가 크다는 점을 파악하고 모바일 특화카드인 ‘씨유(CU)·배달의민족 삼성카드 탭탭’을 출시했다. 하나카드도 통신, 커피숍, 올리브영, 프리미엄 아울렛, 소셜커머스 등에서 이용하면 적립금이 쌓이는 ‘원큐 플레이원(1Q Play1) 카드’를 내놨다.
보험업계는 1인가구 맞춤 상품으로 암보험, 간병보험, 실손보험 등을 꼽는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이전 세대가 주로 자신이 사망할 경우 가족에게 보험금이 돌아가는 종신보험 위주로 가입했다면 일코노미 세대는 자신의 치료비와 간병자금 등을 대비하는 데 주력한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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