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삼성전자 강세와 외국인 매수가 이어지며 6일째 상승해 전 거래일보다 1.62포인트(0.07%) 오른 2,209.46에 마감됐다.연합뉴스
100개 가까운 기업이 1분기 실적 발표를 마쳤다. 결과가 더없이 좋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나 은행같이 규모가 큰 기업은 물론 중소형주까지 골고루 이익이 증가했다. 앞으로 발표 기업 수가 늘어나면서 증가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1분기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익보다 더 관심이 가는 것은 매출이다. 현재까지 지난해에 비해 10%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익은 재작년에 늘어나기 시작했지만, 매출은 올해 처음 제대로 늘어났다. 2012년 이후 4년 동안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1%에 지나지 않았었다.
매출과 이익은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움직인다. 우선 경기 둔화 막바지에 이익이 먼저 늘어난다. 이때까지도 매출은 정체하거나 약간 줄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영업이 잘 돼서라기보다 비용 감소에 의해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단계가 지나면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다. 영업이 제자리를 잡은 덕분인데 이익 증가와 주가 상승이 빠르게 진행된다. 지금 추세가 이어져 매출액이 두 자리의 증가를 기록할 경우 이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1분기 이익은 지난해와 다른 토대 위에 있다. 영업증가가 기반이 되고 있는 만큼 이익에 대한 신뢰도가 다른 때보다 높다.
매출 말고도 지난해 높은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움직이지 못한 이유가 또 있다. 거시변수 부진이 그것인데, 지난해 성장률이 낮았을 뿐 아니라 올해 전망도 좋지 않아 주가의 발목을 잡는 역할을 했다. 최근 이 부분이 개선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6%로 상향 조정했고 다른 기관도 전망치를 올리고 있다. 상향 폭이 0.1%포인트에 지나지 않아 의미를 부여할 정도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지만, 폭보다 개선되고 있다는 방향성이 중요하다. 최소한 기업 실적과 주가가 따로 움직이는 상황은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처음 박스권 내로 들어간 2011년에 거래소 시장의 영업이익 총액은 98조였다. 지난해 해당 수치가 141조로 늘었고, 올해는 150조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6년 사이에 영업이익이 50% 넘게 늘었는데, 특히 작년과 재작년 증가율은 15%를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건 주가가 박스권에 처음 들어온 2011년에 주가가 이익에 비해 너무 높았던지, 아니면 이익이 주가로 연결되는 체계에 문제가 생겼던지 둘 중 하나 때문이다. 이유가 뭐든 이제 이익과 주가의 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무시하고 지나가기에는 이익의 규모가 너무 클 뿐 아니라 이익이 증가하는 기간이 길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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