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KB)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일부 지점에 시범 운영을 하는 등 손바닥 정맥을 활용한 인증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자료 : KB국민은행
지문과 홍채에 이어 손바닥 정맥에 이르기까지, 생체인식 기술이 금융산업에 깊숙히 들어오고 있다. 거래의 편리성을 앞세워 금융회사들은 ‘바이오 마케팅’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나 금융회사에 생체정보가 집중되는 데 따른 불안감도 여전하다.
케이비(KB)국민은행은 15일 ‘손바닥 정맥’ 인증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은행에 손바닥 정맥 정보를 한 번 등록하면 자동화기기(ATM)와 지점 창구에서 카드나 통장 없이 손쉽게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게 은행 쪽 설명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여의도영업부와 서여의도영업부 등 지점 2곳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이달 말에 50개 지점까지 손바닥 정맥 인증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아직 국내 금융업계에서 손바닥 정맥을 활용한 인증서비스를 시행하는 곳은 많지 않다. 케이비은행과 함께 신한·우리은행, 엔에이치(NH)증권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생체인식 기술 업계에선 손바닥 정맥이 지문이나 홍채보다 본인 인증에 활용하는 데 더 많은 잇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문은 복사되거나 손실될 위험이 있고, 홍채는 스캐너에 눈동자를 갖다대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이 손바닥 정맥에 관심을 쏟는 데는 홍채와 지문 인증 서비스 도입 때와는 또다른 배경이 있다. 케이비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을 활용하는 홍채나 지문 인증 서비스는 노년층 등 ‘디지털 소외층’에겐 거리가 먼 서비스”라고 말했다. 홍채 등의 서비스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청년층 등을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비해, 손바닥 인증 서비스는 더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도입되는 셈이다.
다만
이런 생체정보 인증 서비스가 폭넓게 확산되는 데는 풀어야할 과제도 여전하다. 개인의 고유 정보인 생체 정보가 금융회사에 집중되는 데 따른 심리적 거부감은 물론 인식 오류나 정보 유출의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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