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5월까지 금리 상승률 10%
전체 가계대출 금리 상승률 4배 웃돌아
한은 “은행들 중금리 시장 뛰어든 영향”
전체 가계대출 금리 상승률 4배 웃돌아
한은 “은행들 중금리 시장 뛰어든 영향”
미국의 정책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가계 대출 금리가 올해 들어 슬금슬금 오르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500만원 이하 소액 대출 금리가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올초에 견줘 5월 기준 소액 대출 금리 상승률은 10%에 이른다.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정보시스템에 담긴 ‘예금은행 가계대출 금리 정보’를 분석해보니, 올해 들어 대출 종류별로 금리 인상폭에 큰 차이가 있었다.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올해 1월(3.39%) 이후 5월(3.47%)까지 0.08%포인트 뛰었다. 금리 상승률은 2.36%다. 같은 기간 500만원 미만 소액대출에 적용된 금리는 4.03%에서 4.46%로 0.42%포인트 상승했다. 소액대출 금리 상승률은 10.42%로, 전체 가계대출 금리 인상률보다 4.4배 더 컸다.
한은은 지난 2004년 10월부터 소액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예·적금담보대출, 일반신용대출, 집단대출 등 대출 종류별로 구분해 금리 정보를 매달 발표하고 있다. 올해 1월에 견줘 5월 금리가 오른 대출 상품은 소액대출과 주택담보대출(상승률 3.16%), 보증대출(1.86%)이며, 나머지 예·적금담보대출(-5.00%)과 일반신용대출(-1.33%), 집단대출(-0.63%)은 외려 연초보다 5월 평균금리가 더 낮아졌다.
대출 종류에 따라 적용 금리의 인상이나 하락폭이 각각 다르지만 가계대출 평균금리가 상승한 것은 은행 가계대출 중 금리가 오른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잔액 기준) 비중은 72%에 이른다. 전반적으로 평균 대출금리가 오른 것은 조달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은행들의 조달금리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만기 5년짜리 은행채(AAA) 금리는 올 1월 이후 5월까지 0.08%포인트(상승률 3.92%) 올랐다. 한은은 유독 소액대출 금리 상승폭이 큰 이유에 대해 은행들의 영업 전략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최영엽 한은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올해 들어 정부가 은행들에 중금리 대출 시장에 참여를 유도하면서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사람들이 쓰는 소액대출이 증가했다”며 “금리 상승폭이 커 소비자 부담이 커진 측면도 있으나 은행 문턱이 낮아졌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등에서 고금리로 돈을 빌리던 저신용자들을 은행들이 받기 시작하면서 소액대출 금리가 올랐다는 뜻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