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장들이 참석한 국제회의에 다녀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진행되는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에 빠질 여지는 낮다는 인식을 각국 중앙은행장들이 보였다고 밝혔다. 또 지속적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투자에 우호적인 기업환경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4일 국내 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한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지난달 24~28일 ‘국제결제은행(BIS) 중앙은행 총재회의’와 ‘유럽중앙은행(ECB) 포럼’ 출장 과정에서 들은 이야기를 전했다. 이 총재는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매우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에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으며, 그에 따른 주요국들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관심이 집중됐다”며 “이번 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처음으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만 두차례 정책금리를 인상한 미국에 이어 유로존도 조만간 미국에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그는 “선진국 통화정책의 기조 변화가 신흥국의 금융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으나, (회의 참석자들은) 신흥국의 외환보유액이 느는 등 대외건전성이 제고되고 있고 글로벌 경기 회복세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금융불안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었다”고도 전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년 동안 선진국 중앙은행이 뿌린 유동성이 집중적으로 흘러들어간 신흥국에서 자금이 다시 선진국으로 흘러들어가고, 이 과정에서 금융불안이 나타나기에는 세계 경제의 기초 체력이나 신흥국의 대외 지급능력이 탄탄하다고 각국 경제 수장들이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유럽중앙은행 포럼에선 지속적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투자와 생산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이 총재는 소개했다. 그는 “주요 참석자들은 그간의 투자 부진이 경제·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았던데다 좀비기업 정리 등 기업구조조정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며 “기업가정신을 북돋우고 투자에 우호적인 기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은)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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