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분간 수천번 주문…‘성황’ 조작
미리 매집한 주식 팔아
“2억8천만원 챙겨” 금감원 적발
미리 매집한 주식 팔아
“2억8천만원 챙겨” 금감원 적발
주식 거래 때 10주 미만의 소규모로 주문을 내는 단주매매가 개미투자자를 겨냥한 ‘작전’ 수법으로 악용되고 있어 금융감독원이 단속에 나섰다.
금감원은 24일 단주매매 수법으로 시세조종을 한 사례를 공개하고 투자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개인투자자 ㄱ씨는 최근 6개월 동안 초단타 단주매매로 코스닥 79개 종목의 시세를 조종해 2억8000만원을 챙긴 혐의가 금감원에 적발돼 검찰에 통보됐다. ㄱ씨는 오전 9시 증시 개장 직후 시가가 결정되면 작전에 나섰다. 미리 매집한 주식을 시가보다 비싸게 매수 주문을 낸 뒤 곧바로 시가보다 싸게 매도주문을 내는 수법으로 매수세를 유인했다. 같은 호가로 매수와 매도 주문을 동시에 내어 매매를 체결시키는 ‘가장매매’도 사용했다.
ㄱ씨가 10주 미만 규모로 수천 번 주문을 내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7분이었다. 매매가 성황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작전을 벌인 것이다. 박은석 금감원 조사1국장은 “단주매매가 인터넷카페 등에서 일종의 투자기법인 것처럼 소개되고 있지만 시세조종 수법으로 악용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단주매매 외에도 비상장주식과 주식워런트증권(ELW) 등을 이용한 시세조종 사례도 적발했다. 주식 중개인을 통해 허위자료를 제공한 뒤 이에 속은 일반투자자들에게 보유주식을 팔아 37억원을 챙긴 비상장회사 대표와, 회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주식워런트증권을 매수하도록 추천한 뒤 자신이 보유한 증권을 비싼 가격에 팔아 8억원을 챙긴 인터넷 카페 운영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 동안 불공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통보된 29건 가운데 미공개정보이용 사건이 12건(41.3%)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미공개정보이용 사건 비중은 2014년 26.7%에서 2015년 38.2%, 지난해 32.6%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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