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보유액 3838억달러
한 달 전보다 32억달러 늘어
달러화 약세 영향
세계 9위 규모
한 달 전보다 32억달러 늘어
달러화 약세 영향
세계 9위 규모
한국은행은 3일 외환보유액이 7월 말 현재 전달보다 31억9천만달러 증가한 3837억6천만달러라고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5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또다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이 늘고 있는데다 달러화 약세에 따라 달러외 통화로 표시되는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외환보유액은 달러외에도 유로·엔 등 다양한 자산으로 구성되는 터라 달러가치 변동에 영향을 받는다.
외환보유액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해오다 2008년 금융위기 때 큰 폭으로 감소한 뒤 최근까지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1997년 말 204억달러에서 올해 7월 말 현재 약 3837억달러로 약 20년만에 19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도 3%대에서 26%대로 수직 상승했다. 경제규모가 커지는 속도보다 외환보유액이 더 빠르게 늘었다는 뜻이다.
이는 외화 부족으로 국가 부도 위기를 겪은 경험에 따라 외환당국이 전략적으로 외환보유액 늘리기에 나선데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꾸준히 이어져 오면서 국외로 나가는 자금보다 국외에서 벌어오는 자금이 계속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는 연간 기준으로 1998년 흑자로 전환한 뒤 꾸준히 흑자기조를 유지해왔으며 2009년 이후에는 흑자폭이 더 급격히 불어나는 추세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에서 9위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보면, 6월말 현재 가장 많은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 국가는 중국으로 3만568억달러이다. 일본(1만2498억달러), 스위스(7724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5007억달러), 대만(4419억달러), 러시아(4122억달러), 홍콩(4080억달러), 인도(3865억달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여러가지 자산으로 구성돼 있으나 구체적인 내역은 공개돼 있지 않다. 7월 말 현재 다른 나라 국채나 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전체 외환보유액의 92.4%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외환보유액 추이 자료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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