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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7월 가계대출 또 급증

등록 2017-08-09 17:13수정 2017-08-09 21:54

6조7천억↑…8개월 만에 최대
주택거래량 크게 늘어난 영향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도 껑충
“8·2 대책으로 한풀 꺾일 전망”
지난달 가계대출이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났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한국은행 등 경제 전문기관들이 일찍이 예측했던 흐름이다. 이런 가계대출 증가세는 고강도 대출 규제를 앞세운 ‘8·2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7조7천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달 전보다 6조7천억원 늘었다. 한달 새 증가액은 지난해 11월 8조8천억원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많다. 계절적 요인을 빼고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준 증가액도 전월(63조6100억원)보다 늘어난 64조30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증가폭이 다시 확대된 것은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한은은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급증한 배경을 주택시장에서 찾았다. 나영인 한은 금융시장국 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집단대출이 꾸준히 취급되는 가운데 활발한 주택 거래 등으로 개별 주택담보대출도 계속 늘어나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래프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한달 전보다 1조9천억원 증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월평균 1조800억원 늘어나는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선 지난 4월부터 증가 규모가 매달 두배 안팎으로 불어났다. 박용진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은행에서 기타대출 잔액 정보만 받기 때문에 기타대출을 구성하는 어떤 항목에서 대출이 늘고 있는지는 한은으로선 정확히 알기 어렵다. 다만 은행 쪽에선 주택 관련 자금 수요가 증가한 게 기타대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 매매 거래를 할 때 계약금을 마이너스통장으로 지불하는 관행이 적지 않은 점을 미뤄볼 때 기타대출도 주택 매매 거래가 활기를 띤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한편 큰 폭의 가계대출 증가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미 계약된 집단대출 수요는 그대로 이어지더라도 최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 따라 신규 매매 거래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 조사국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부동산 대책이 막 발표된 터라 현재로선 그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서울에서 매물이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 추세대로라면 가계대출 증가세는 한풀 꺾일 공산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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