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 개편
신성장·일자리 창출 기업 지원 늘려
신성장·일자리 창출 기업 지원 늘려
한국은행은 신성장 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나 청년 일자리를 늘린 중소기업들이 싼 금리로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프로그램을 개편했다고 10일 밝혔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금리보다 싼 금리로 한은이 정한 요건에 맞는 중소기업에 돈을 빌려준 시중은행에 연 0.5~0.75% 금리로 빌려주는 만기 1개월짜리 단기대출(만기 연장 가능) 제도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금융중개지원대출 개편 방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편 방안은 25조원인 월 한도는 그대로 둔 채 지원 요건을 확대·재편한 게 특징이다.
우선 애초 6조원이 배정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신성장·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으로 변경했다. 창업 기업 외에도 신성장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거나 청년 일자리를 늘린 중소기업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신성장동력·원천기술 연구개발 세액공제’나 ‘청년고용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김봉기 한은 금융기획팀장은 “현재 창업 프로그램에 배정된 한도 6조원 중 여유분 3조6천억원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지방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에 배정된 5조9천억원 중 1조원을 따로 떼어내 대기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경영 애로를 겪거나 고용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 중소기업에 쓰기로 했다. 주로 지방에서 조선·해운·음식숙박업을 하는 중소기업이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신설된 ‘중소기업 대출 안정화 프로그램’에는 모두 11조원이 배정됐다. 기존의 ‘설비투자 프로그램’(8조원)과 ‘무역금융 프로그램’ 중 일부(3조원)를 묶었다. 이 프로그램은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경기 순환 과정에서 갑자기 신용위험(돈을 갚지 못할 위험)이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었다. 현재는 경기가 개선되는 흐름인 터라 실제 이 프로그램에 배정된 한도가 다 쓰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설비투자 프로그램에 따라 나간 자금은 만기(최장 5년) 때까지 계속 지원한다고 한은 쪽은 설명했다.
이외 기존에 운용 중이던 ‘영세자영업자 지원 프로그램’(한도 5천억원)과 ‘무역금융 프로그램’(1조5천억원·중소기업대출안정화 프로그램에 떼어준 3조원을 뺀 잔여 한도)은 그대로 유지된다.
한은 쪽은 “신성장동력 기업과 일자리 창출 우수 기업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면서 창업과 고용 유인이 확충되고 성장잠재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편 방안은 9월1일부터 시행된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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