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기’는 단순히 주가가 쉬어가는 기간이 아니다. 조정이 시작되기 전에 비정상적으로 올랐던 부분을 바로잡는 기간일 뿐 아니라, 조정이 끝난 후 벌어질 상황을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종합주가지수보다 종목별 변동이 더 심한 경우가 많다.
조정기간에 시장보다 크게 하락하는 종목이 있다. 상승 기간에 일시적 쏠림 현상에 의해 기업 내용보다 주가가 더 오른 종목이 이에 해당하는데, 조정기간에 주가가 하락하면서 초과 상승 부분이 없어진다. 이번 조정에서는 조선과 건설주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 낮은 가격에 기대 주가가 오른 데 따른 역작용 때문인 것 같다. 최악의 경우 몇몇 종목은 대세 상승이 끝날 때까지 조정기에 하락한 부분을 회복하지 못하기도 한다. 주가가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상승했거나 기대심리에 의해 올랐을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데, 시장이 대세 상승을 이어가더라도 해당 종목은 부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
반대로 조정기간에도 주가가 계속 오르는 종목이 있다. 종합주가지수 하락을 뛰어넘을 정도로 상승 에너지가 강한 경우인데, 조정 이후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조선주가 그랬다. 2006년에 시장이 조정을 겪는 동안 조선주가 50% 가까이 올랐다. 조정기간에 다른 어떤 주식보다 강하게 움직인 건데, 종합주가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자 6개월 사이에 추가로 3배가 더 올랐다.
대다수 종목은 종합주가지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들 중에서는 조정 이전에 주도주였던 종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주가 하락과 회복 과정을 보면 해당 종목이 계속 주도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조정에 들어갈 때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고 회복이 빠르면 재상승때 다시 주도주가 될 수 있다. 상승 에너지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반면 하락이 크고 회복이 느리면 에너지가 약해지는 상태이므로 주도주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차 상승의 주도주는 아이티(IT)와 은행이었다. 은행은 종합주가지수가 떨어질 때에 시장보다 하락폭이 작았다. 아이티는 하락이 컸지만 회복도 빨라 여전히 상당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아직 두 업종이 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재상승 때도 상당한 역할을 할 걸로 기대된다.
상승기와 조정기의 대응 전략은 다르다. 상승기에는 기업 실적과 가격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반면, 조정기는 기업 실적만 역할을 한다. 조정기에는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정체돼 특정 종목의 저가 매력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조정은 과거에 비해 시장 에너지가 강하지 않은 만큼 기간이 길 가능성이 있다. 그 사이 종목과 관련해 여러 번의 반전이 있을 텐데, 항상 주도주에 올라타는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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