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이익 발표를 마친 200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9.9% 늘었다. 매출액 증가도 눈에 띄었는데 작년에 비해 15.9% 늘었다. 지난 3년간 매출증가율이 5%를 넘지 못했던 걸 고려하면, 지금은 영업에 의한 이익 증가가 본격화되고 있는 단계로 보인다. 매출 정체-이익 증가의 단계를 넘어 주가에 가장 우호적이라는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늘어나는 국면으로 들어선 것이다.
기업 이익이 늘어난 건 경기 회복 덕분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약간 높은 3.8%가 될 걸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주가를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국내도 비슷하다. 부진을 면치 못했던 소비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3분기 성장률이 3%대로 올라왔다. 앞으로의 모습도 선진국과 비슷하게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형태가 되지 싶다.
현재까지 흐름을 보면 국내외 경제는 골디락스(Goldilocks) 국면에 들어간 걸로 판단된다. 인플레를 우려할 만큼 과열되지도, 그렇다고 침체를 걱정해야 할 만큼 냉각되지도 않은 상태를 말하는데 이익 증가에 적합한 형태다. 2003년 중반부터 2007년까지 미국이 지금과 비슷한 경제 상황이었다. 당시 미국의 평균 성장률은 2.9% 정도였는데, 직전에 비해 성장률이 1.0%포인트 정도 낮았지만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데 부족하지 않았다. 2003년 하반기 900으로 출발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007년말에 1530까지 오를 정도였는데, 낮은 금리와 안정적인 성장이 만난 것이 상승의 동력이었다.
구조조정 상시화에 따른 영향도 있다. 2013년에 기업 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3년 넘게 정체와 감소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조선, 은행, 건설 등 부진 업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됐는데, 그 효과가 2016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개선 속도가 더 빨라졌는데 부진 업종의 영업이익이 2013년 수준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분간 이익 증가가 계속될 걸로 점쳐진다. 올해같이 높은 이익 증가율은 어려워도, 소폭의 이익 증가는 무난할 것이다. 1년 반 동안 이익을 끌어올렸던 요인들이 계속 작동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익을 반영해 주가도 느리지만 꾸준한 상승을 계속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7월까지 상승은 지난 6년 동안 쌓여왔던 이익이 주가에 한꺼번에 반영되는 과정이었다. 그 때문에 코스피가 빠르게 상승할 수 있었다. 과거 이익의 반영은 마무리됐고 10월부터는 미래 예상되는 이익을 기반으로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 이익 증가만큼 주가가 움직이는 형태가 될 텐데,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2018년 이익증가율은 5% 내외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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