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도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

4월 유병력자 대상 상품 출시
심사때 만성질환 ‘투약’ 제외
질병완치 기준 5년→2년 완화

오는 4월부터 고혈압약을 먹고 있는 경우에도 가입할 수 있는 실손의료보험 상품이 나온다. 또 과거에 발병했으나 완치된 지 2년이 된 사람도 가입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이 4월부터 출시된다고 밝혔다. 실손보험이 국민건강보험을 보완해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음에도, 치료나 투약 이력 탓에 가입을 거절당하는 문제를 해소하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우선 이 상품은 입원이나 수술, 통원치료 등 치료 이력 심사 기한을 5년에서 2년으로 줄였다. 현재는 최근 5년간 치료 이력이 있거나 암과 백혈병, 고혈압, 뇌출혈, 협심증, 심근경색, 뇌경색, 당뇨병 등 10대 중대 질병 발병 이력이 있을 땐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다만 암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5년 내 치료 이력이 없어야 한다.

가입 심사 및 보장 항목에 ‘투약’을 제외한 것도 이 상품의 차별점이다. 현재는 투약 여부가 가입 심사 항목에 포함되기 때문에 증세가 심하지 않은 만성질환자가 간단한 투약만 하고 있어도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고혈압 환자가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이런 경증 만성질환자도 투약 처방에 대해선 ‘보장’을 해주지 않는 조건으로 이 상품에는 가입할 수 있다. 고혈압 약값은 보험금으로 받을 수 없지만 진료비는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보험 가입자 본인의 직접 부담금은 의료비의 최대 30%까지다. 입원 1회당 10만원, 통원 외래진료 1회당 2만원씩 가입자 부담금도 있다. 병력이 있는데도 가입을 받아주는 만큼 건강한 사람들이 가입하는 실손보험보다는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싸다. 자기공명영상(MRI)이나 비급여 주사제, 도수치료 등은 보장을 받지 못한다. 금융위는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의 월 보험료를 50대 남성은 3만4230원, 여성은 4만8920원 정도로 추산했다. 보험료는 매년 갱신된다. 최훈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경증 만성질환이 중증으로 진행되거나 새로운 질병·사고가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밝혔다.

김경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