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제휴 포인트, 대표포인트로 전환 가능

유효기간 지났거나 제휴사 폐업으로
쓸 수 없게 된 포인트 전환해 사용토록
금감원, 신용카드 영업 관행 개선

한겨레 자료 사진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쌓을 수 있는 포인트는 두 종류다. 카드사가 전액 부담하는 ‘대표 포인트’와 카드사가 특정 업체와 제휴를 맺은 뒤 해당 제휴사에서 물품을 구매한 뒤 결재한 대금에 맞춰 쌓아주는 ‘제휴 포인트’이다. 문제는 제휴 포인트는 제휴가 종료되거나 제휴사가 문을 닫으면 고스란히 쓸 수 없게 된다는 데 있다. 제휴 포인트에 끌려 카드에 가입했던 고객 입장에선 낭패다.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제휴포인트가 대표 포인트로 전환되는 길이 열리게 된다. 금융감독원이 13일 발표한 ‘합리적인 신용카드 이용을 위한 영업관행 개선’에는 제휴포인트 활성화 방안이 담겼다. 금감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8개 전업카드사 기준 포인트 적립액은 약 2조4천억원이다. 이 중 절반이 제휴 포인트다. 신용카드사들은 여러 가맹점들과 제휴를 맺은 특화 카드를 만들고, 이 카드를 해당 가맹점에서 쓸 경우에 제휴 포인트를 얹어준다. 포인트 적립에 들어가는 비용은 제휴 가맹점과 신용카드사가 나눠 댄다.

문제는 이렇게 쌓인 제휴 포인트 이용이 불가능해질 때가 적지 않다는 데 있다. 제휴를 맺은 가맹점이 휴업하거나 폐업할 때, 카드사와의 제휴가 중단이 되는 경우다. 또 제휴가 지속되고 있지만 유효 기한이 지나 소멸되는 제휴 포인트도 적지 않다. 대표 포인트는 유효 기간이 최소 5년이지만, 제휴 포인트는 2~3년에 그친다. 금감원 쪽은 “대표 포인트 소멸률은 통상 2%대 수준이지만 제휴 포인트는 유효기간이 짧은 터라 소멸률이 최대 20%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버려지는 제휴 포인트가 상당히 많다는 뜻이다.

금감원이 마련한 대안은 두 갈래다. 일단 이용하기 어려운 제휴 포인트를 대표 포인트로 전환하도록 하는 것이다. 전환할 때는 할인 없이 전액 그대로 바뀐다. 가령 제휴 포인트 100은 그대로 대표 포인트 100으로 전환된다. 두번째는 미끼형 제휴 포인트를 근절하는 방안이다. 카드사가 제휴를 맺을 때 제휴가가 얼마나 오랫동안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지를 엄격히 심사토록 할 방침이다. 일부 가맹점은 제휴 포인트 유효기간이 종료가 되지 않았는데도 문을 닫기도 한다. 김동궁 금융감독원 여신금융감독국장은 “포인트를 전환하게 되면 카드사가 안아야할 비용이 발생하지만 그 수준이 크지는 않을 것 같다”며 “카드사와 협의를 해 이르면 오는 4분기에 포인트 전환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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