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과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차이융썬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뒤에도 독립 경영과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락 기자
“소유가 목적이 아니라 파트너를 찾으려는 것이다. 고용은 물론 독립 경영도 보장하겠다.”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선 중국 1위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호타이어 노사합의안 체결 시한을 1주일 남겨두고 열린 이날 회견 내내, 차이 회장은 노조를 설득하는데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해외매각 반대’를 외치며 더블스타 쪽과 만남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이날 차이 회장은 “3년간 고용 보장을 한다고 (산은과의) 주식매매 계약서에 적시돼 있으며, 3년 뒤에 공장을 폐쇄할 생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금호타이어는 중상 품질의 타이어를, 더블스타는 중하 품질의 타이어를 생산한다. 더블스타의 부족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메우기 위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것”이라며 “일정 기간 내에 세계 타이어업계에서 상위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현 경영진은 그대로 유임될 것이고 (금호타이어의) 본사를 이전할 계획도 없다. 독립 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이대현 산은 수석부행장은 “더블스타는 주주권 행사와 사외이사를 파견하는 선에서 금호타이어 경영에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블스타가 경영권 장악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이를 막을 견제장치를 채권단이 들고 있다는 뜻이다.
차이 회장은 민감한 질문에 대해선 즉답을 피해갔다. 그는 ‘(노사합의안 체결 시한인) 30일이 될 때까지 노조가 합의를 하지 않는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것이다. 그렇다고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수 뒤) 설비를 업그레이드 하는 등 좀더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정리해고나 희망퇴직과 같은 인력 절감형 구조조정은 없더라도 전환배치와 같은 근로조건의 변화는 예고한 셈이다.
이 수석부행장은 “주식매매 계약서에는 배당 수준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이 담겨 있다. 그 규정대로라면 적어도 15년 동안에는 더블스타가 (배당으로) 투자금을 다 빼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노조의 ‘먹튀’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것이다. 산은은 30일까지 노조가 더블스타 인수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금호타이어는 어음 만기를 막지 못해 부도가 나고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 관리)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유관중 금호타이어 노조 기획실장은 “법정관리로 갈 수 있다는 협박만 하지 말고 해외매각 논의를 철회해야 한다. 우선 경영을 정상화한 뒤 해외 매각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에 추가적인 자금을 지원하라는 뜻이다.
김경락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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