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버려지는 신용카드 포인트는 1천억원어치가 넘는다. 포인트를 쓰기 위해선 일정 규모 이상으로 쌓아야 하는 등 조건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포인트 사용법을 모르거나 존재 자체를 아예 모르는 소비자도 있다. 늦어도 올해 안에는 이런 일이 없어질 전망이다. 카드 포인트를 즉시 현금화할 수 있게 시스템을 카드사들이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29일 앞으로 적립 규모와 상관없이 카드 포인트를 현금화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카드대금과 상계하거나 카드대금 결제계좌로 현금을 입금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카드 소비자들이 카드사 누리집이나 콜센터,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포인트 현금화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현재는 적립 포인트의 현금화가 전혀 안 되거나 일정 포인트 이상 적립분에 대해서만 현금화할 수 있는 등 포인트를 현금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시행 시기는 카드사별로 차이가 있다. 포인트 현금화를 위해선 별도의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동궁 금감원 여신금융감독국장은 “신한카드(6월)를 시작으로 케이비(KB)·현대카드(7월) 등 순차적으로 시행되고 11월(우리카드)에 전산시스템 개편이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연간 소멸되는 카드 포인트가 1300억원 수준인 점을 염두에 두면 포인트 현금화 시행으로 고객들의 혜택이 커지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제휴 포인트’ 사용도 좀더 쉬워진다. 제휴 포인트는 카드사가 특정 가맹점과 계약을 맺어 쌓아주는 포인트로, 해당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런 탓에 제휴 가맹점이 휴·폐업을 하거나 계약 조건이 변경되면 카드 소비자들은 이 포인트를 쓸 수 없었다. 앞으로는 제휴 포인트를 여러 이유로 사용하기 어렵게 될 경우에는 가맹점과 계약을 맺은 카드사의 ‘대표 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다. 신한카드의 마이신한포인트나 삼성카드의 빅&보너스포인트 등이 대표 포인트의 한 예다. 김 국장은 “제도 개선으로 117만8천명의 소비자가 사용하기 어려웠던 약 330억포인트를 대표 포인트로 전환해서 쓸 수 있게 된다”며 “카드사별로 시행 시기와 이용방법 등은 카드사 누리집이나 카드대금 청구서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안내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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