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삼성바이오 2015년 전 회계도 따져본다

“2012~14년까지 검토해야
에피스 회계변경 판단가능”
최종 결론 내달초 넘길듯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가리기 위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논의가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16층 대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 기준 위반 관련 심의를 벌이고 있는 증권선물위원회가 문제가 된 2015년 외에 2012~2014년 감사보고서의 적정성도 검토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와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에 투자한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정해진 가격으로 미래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 가치 평가를 제대로 했는지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이에 증선위의 최종 결론이 나올 시점도 애초 예상됐던 다음달 초보다 더 늦춰질 전망이다.

13일 금융위원회는 전날 열린 증선위 임시회의 경과를 담은 설명자료를 냈다. 이날 임시회의에선 에피스에 대한 삼성바이오의 지배력 판단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마련한 조처안에는 2015년도 회계 변경 문제만 지적하고 있는 터라 그 이전(2012~2014) 기간 회계처리의 적정성 여부도 함께 검토돼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 관련 공시 문제도 2012~2014년 회계처리의 타당성에 대한 증선위의 판단이 정해져야 조처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의견이 함께 나왔다고 금융위는 전했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보유 사실을 2015년 4월에야 공시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1일 금감원은 삼성바이오 쪽이 2015년도 감사보고서에서 지배력 상실(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이유로, 이전까지 종속회사로 분류하며 장부가로 평가해온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평가 기준도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바꾼 것이 ‘고의적 분식회계’에 해당한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날 임시회의에서 나온 의견은 2012~2014년께 바이오젠의 콜옵션 가치 평가가 적정한지 판단을 해야 2015년 회계처리 기준 변경의 타당성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는 2014년까지 콜옵션 가치를 장부에 반영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증선위의 최종 결론이 예상보다 좀 더 늦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이런 심의 내용을 외부에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금융당국 안팎에선 오는 20일 한 차례 더 대심제로 심의를 벌인 뒤, 다음달 4일로 예고된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정한 심의를 위해 검토할 수 있는 모든 쟁점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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