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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혹시 당신도 금융문맹? ‘금융 이해력 조사’를 아시나요?

등록 2018-07-30 15:16수정 2018-07-30 16:19

금융감독원, 8~9월 두 달간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한국 최초의 공식 금융이해력 조사는 2014년
OECD 평균보다 높지만, 20대와 60~70대 금융 취약층
금융감독원 공식 블로그 갈무리. 금융 전문가가 청소년에게 금융 지식을 전하는 ‘1사 1교 금융 교육’ 프로그램.
금융감독원 공식 블로그 갈무리. 금융 전문가가 청소년에게 금융 지식을 전하는 ‘1사 1교 금융 교육’ 프로그램.
1.귀하가 백만원을 연이율 2%의 비과세 저축성예금에 저축한 뒤 추가적인 입금과 출금이 없다면 1년 뒤 동 계좌에는 몇 만원이 남아 있겠습니까 ?

2. 위 문항의 비과세 예금 계좌에 백만원을 복리 이자로 5년 동안 입금해 둔다면 5년 뒤에는 동 예금 계좌에는 얼마의 금액이 있겠습니까 ?

① 110만원 초과

②정확히 110만원

③110만원 미만

④주어진 정보로 계산 불가능

혹시 첫 질문부터 당황하셨나요? 두 개의 문제는 2016년 실시한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서 뽑아 보았습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29일 전국 2400가구를 대상으로 8~9월 두 달간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를 한다고 밝혔는데요. 금융이해력이란, 일상적 금융 거래를 이해하고, 금융 지식을 활용하며, 금융 선택에 따른 책임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8~79살 성인을 대상으로 금융이해력 수준을 2년마다 측정하고 있습니다. 경제·금융 교육 방향을 수립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금융이해력을 비교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되는 것이죠.

금융감독원 2016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보도자료
금융감독원 2016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보도자료
우리나라 최초의 금융이해력 조사는 2014년에 실시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한국은행 등이 면접 방식으로 조사했지만, 통계청 심사를 거쳐 2014년 금융감독원 조사가 최초의 국가 통계로 정식 승인된 것이죠.

두 번째 조사인 2016년, 18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17개국 가운데 9위를 차지했습니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66.2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64.9보다 1.3점 높았습니다.

금융감독원 2016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보도자료
금융감독원 2016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보도자료
그러나 청년층과 노년층에서 금융이해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20대와 60~70대 노년층은 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경제·금융 교육에 관한 국제 협력기구(INFE)가 정한 금융이해력 최소 목표 점수에 미달한 비중이 60%를 넘었습니다.

금융이해력은 왜 중요할까요?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 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문맹보다 더 무섭다.” 1987년부터 2008년까지 19년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역임하며 세계 경제를 호령한 앨런 그린스펀이 한 말인데요. 1990년대 미국 경제가 사상 최장기의 고성장을 지속하는데도 저축률 저하, 민간부채 증가, 개인파산이 급증하면서 사회 문제가 심화했습니다. 이때 돈의 관리 방식을 모르는 데서 문제가 비롯됐다는 분석이 제기됐고 ‘금융 문맹’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습니다. 그린스펀 의장은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원인으로 ‘금융 문맹이 많은 현실’을 꼽기도 했습니다. 2011년 당시 미 연준 버냉키 의장도 의회에서 금융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근 경제 위기는 금융이해력과 합리적 금융 의사 결정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고 말했지요.

우리나라에서도 금융 위기 때부터 금융 교육이 강조되기 시작했습니다. 2002년 신용카드 대란과 더불어 2011년 저축은행 사태가 반복되었습니다. 특히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당시, 저축은행 후순위채를 원금보장이 되는 걸로 잘못 알고 사뒀던 노년층의 피해가 사회문제화 됐었지요.

이러한 금융 피해를 막기 위해 이미 많은 국가에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는 1999년 ‘조기금융교육법안(Youth Financial Education Act)’을 통과시켰습니다. 5년간 청소년 경제교육에 5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교육부장관은 청소년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과감한 지원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정부 교육 기관에 줬습니다. 2002년 청소년 경제 교육을 비롯해 혁신이 필요한 27개 분야에 파격적 재정 지원을 하는 ‘아동 낙오 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Act)’을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영국 정부도 2000년 9월부터 중·고등학교의 정규 교과 과정에 금융을 포함했고 일본 역시 2004년 금융 교육 학습 교재를 제작해 전국 중·고등학교에 배포했지요. 한국 금융감독원도 금융 문맹 퇴치를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요. 70여개 금융회사가 힘을 합쳐 ‘1사 1교 금융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금융회사와 학교를 연결해 금융 전문가들이 직접 학생들에게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죠.

청소년 교육에만 금융이해력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미국 금융서비스회사(TEAA-CREF) 연구 결과를 보면, 금융이해력이 높은 사람은 은퇴를 계획하고, 은퇴를 준비하지 않은 이보다 자산이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관련 지식이 부족하면 글자를 읽고 쓸 줄 모르는 ‘문맹’처럼 국민 개인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도 금융 위기가 올 수 있지요. 금융 복지를 위해 국가 정책상으로도 이러한 교육이 더욱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 위 문제의 정답을 알려 드려야겠지요?

1번 문제의 정답은 102만원 .

2번 문제의 정답은 1번입니다

(▶참고 사이트 : 금융감독원 금융교육센터)

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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