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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지금은 금리보다 경기에 더 민감하다

등록 2018-09-06 18:22수정 2018-09-06 19:28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그래픽_장은영
그래픽_장은영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가 0.6%포인트를 넘었다. 작년 1월에도 두 금리 사이에 역전 현상이 벌어지긴 했지만 그 차이가 0.4%포인트를 넘지 않았었다. 경기 둔화로 올해 중 금리 인상이 힘들다는 전망이 퍼지면서 우리 시중금리가 하락한 결과다.

이런 모습을 통해 금리에 관해 몇 가지 시사점을 얻었다. 우선 우리 뿐만 아니라 미국의 금리도 고점이 이미 확인됐다. 국내는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3%를 넘지 못하는 수준에서, 미국은 3%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금리 상승이 마감됐다. 경기 전망이 빠르게 회복되기 힘든 점을 감안할 때 우리 금리가 다시 3%에 접근하긴 힘들 거로 보인다. 미국은 지금이 경기가 가장 좋은 때여서 앞으로 금리 상승 동력이 강해지기보다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금리가 고점을 확인한 영향으로 미국 주식시장은 과제 하나를 안게 됐다. 예상대로 9월과 연말에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기준금리가 2.25%가 된다. 시중금리와 기준금리의 차이가 0.5%포인트로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1980년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비슷해지거나 역전됐던 경우가 세 번 있었다. 1990년, 2000년, 2006년이 그때인데 모두 주가가 상승에서 하락 추세로 바뀌었다. 두 금리의 역전을 계기로 투자자들이 금리가 높아졌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2015년에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 주가가 몇 번 흔들린 적이 있었지만 심각한 하락은 없었다. 미국 금리가 여전히 낮다고 생각하고 있어서인데 시중금리와 기준금리의 격차가 사라지면 생각이 바뀔 수 있다.

당분간 국내 금리와 주가는 따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주가가 오르기는 힘들다. 이미 이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금리가 본격적으로 하락한 6~8월에 주가도 하락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금리 하락보다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줬기 때문인데, 경기 회복기 때에 금리와 주가가 같이 오르는 경우와 반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금리 하락이 주식시장에서 힘을 발휘하려면 경기 논쟁이 먼저 정리돼야 할 것 같다.

다행히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미국과 금리 차가 벌어지는 와중에 원화가 1130원까지 올라갔지만 주로 신흥국 통화 약세의 영향 때문이었다. 금리 차가 벌어져도 국내 채권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가 멈추지 않는 걸 감안하면 당분간 금리와 원화 환율도 따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주식시장이 변화된 금리 구조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과거보다 금리의 절대 수준이 낮아진 건 분명하다. 우리 금리가 2%대 초반까지 떨어진 적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고점이 3%로 낮아 추가 하락을 기대하기 힘든 점은 부담된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모를까 그 전에는 주가가 금리 때문에 흔들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로 전망된다.

이종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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