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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가상화폐, 페북 참여로 새 국면 시작됐지만…

등록 2019-07-04 18:02수정 2019-07-04 19:29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연초 비트코인 한 개의 가격이 3천3백달러였다. 지난주 한때 1만3천달러에 육박했으니까 6개월 만에 300% 가까이 상승한 셈이 된다. 내년에 페이스북이 자체 가상화폐 ‘리브라(Libra)’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게 상승 계기였다. 가상화폐의 미래를 얘기할 때 항상 한계로 지적됐던 게 ‘저걸 어디에서 쓸 수 있을까?’하는 부분이었다. 현재 가상화폐를 사용하는 곳이 없다 보니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상상하기 힘들었다. 페이스북의 참여로 이 문제는 조금 해결된 것 같다. 페이스북 가입자가 23억명에 달해 이들 사이의 거래만으로도 상당 규모의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인구를 가진 일종의 지역화폐가 만들어진 셈인데 가상화폐의 두 번째 국면이 시작된 걸로 보인다.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첫 번째 국면보다 시장기반이 탄탄해졌다.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가상화폐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긴 했지만 문제가 사라진 건 아니다. 시장에서 의문을 가지고 있던 상당 부분이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 우선 중앙은행을 비롯한 기득권의 반대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달러가 기축통화가 아니었다면 미국 경제는 큰 난리가 났을 것이다. 금융정책은 중앙은행이 통화를 조절할 수 있는 배타적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성립한다. 민간이 화폐를 만드는데 제한이 없다면 정부와 중앙은행의 기능이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순순히 찬성할 이유가 없다.

가격 움직임만 보면 최근 상승 중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세상에 새로운 물건이 나올 때 사람들의 반응은 비슷하다. 처음에는 무심했다가 어떤 시점이 되면 열광해 가격을 천정부지로 끌어올린다. 버블이 생기고 터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 물건이 세상에서 없어질 것처럼 하락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부분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사라진다. 이번에 가상화폐 가격이 올랐지만 비트코인이 핵심이었다. 다른 화폐는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미미했는데 버블이 터진 후 핵심적인 가상화폐만 남고 나머지는 힘을 쓰지 못하는 국면으로 바뀐 것이다. 여기에 안정적인 거래 수단이란 새로운 개념이 더해진 건데 가격이 반응하는 게 당연하다.

당분간 가상화폐 가격은 불안정한 흐름을 계속할 것이다. 이번에도 6월 초 이후 가격이 급등했다가 27일 이후 한꺼번에 20% 넘게 하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가격이 안정되려면 대상물이 탄탄한 기반 위에 있어야 한다. 선진국 통화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지금 가상화폐는 무엇을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혼란한 상태다.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가격이 불안정한 게 당연하다.

가상화폐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뒤늦게 뛰어들지 않는 게 좋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원금보존이다. 수익은 그다음 문제다. 지금 가상화폐에 투자해서 원금을 보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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