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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사모펀드에 놀란 가슴, 수익 따박 ‘인컴 ETF’로 달랠까

등록 2019-10-06 17:45수정 2019-10-06 20:42

주식처럼 거래 가능한 펀드 ETF

채권·부동산·주식 ‘자산배분형’
세계최대 ‘블랙락’의 재간접펀드
코스피 상장 넉달 만에 2% 수익
“중위험·중수익 장기투자 적합”

리츠 투자 중심 ‘부동산형’
주가 변동성 낮고 수익률 높은 편
국내 1호 석달 만에 4% 넘나들어
퇴직연금 계좌로도 투자 가능해

증시 하락기 방어용 ‘배당형’
배당률 높고 변동성 낮은 종목 구성
하락장에 강해 보수적 투자자에 적격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최근 사모펀드에서 불완전판매, 상환 지연, 내부통제 부실 등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보면 수익률이나 만기 등 고객에게 제시한 조건이 좋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모펀드의 규제가 느슨한 점을 파고들어 1% 금리 시대에 ‘플러스 알파’를 찾는 투자자들에게 사이비 안전자산을 고금리 예금처럼 포장해 팔았다. 금융상품의 가장 큰 리스크는 가격 하락 위험이 아니라 팔고 싶어도 제 때 팔 수 없는 유동성 위험이라고 한다.

대안상품을 찾는다면 불투명한 사모상품보다는 투명하고 환금성이 높은 상장지수펀드(이티에프·ETF)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이티에프는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해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으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채권, 리츠, 고배당주 등 대체자산에 투자해 정기적으로 이자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인컴 이티에프를 추천한다.

세계 인컴자산 두루 담아

국내 증시에도 글로벌 인컴 자산에 투자하는 이티에프들이 상장돼 있다. 국내 첫 자산배분형 이티에프인 코덱스(KODEX)멀티에셋하이인컴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락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이티에프들을 담은 재간접펀드다.

채권 60%, 고배당주식 20%, 부동산·우선주 20%의 비중으로 구성됐다. 채권과 배당주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신흥국까지 두루 투자하고 여기에 미국 우선주와 모기지 리츠 등을 더했다. 지난 6월5일 코스피 시장 상장 이후 4개월만에 약 2%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장기 적립식 투자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재간접 펀드이기 때문에 총보수 외에 편입한 펀드의 보수도 투자비중에 따라 추가로 부담한다.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상장 리츠·인프라펀드에 집중 투자

국내 첫 부동산 이티에프인 타이거(TIGER)부동산인프라고배당은 상장된 리츠와 인프라펀드 등 특별자산에 60% 가량을 우선적으로 편입하고 나머지는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배당수익률 상위 종목에 투자한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해 배당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분배하는 부동산투자회사를 말한다. 정기적으로 배당·이자 등 고정수익이 나오기 때문에 주식에 견줘 주가의 변동성이 낮고, 수익률은 높은 편이다.

이 이티에프는 맵스리얼티1(17%), 이리츠코크렙(15%), 신한알파리츠(14%) 등 상장리츠에 투자하고 있다. 이달 말 상장할 예정인 롯데리츠 등을 추가로 편입하면 리츠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프라투자회사인 맥쿼리인프라(16%)도 담았다. 지난 7월19일 상장 이후 수익률은 벌써 4%를 넘나들고 있다. 퇴직연금 계좌로 개별 리츠나 부동산펀드에는 투자할 수 없지만 이 이티에프는 매수할 수 있다.

글로벌 리츠에 투자하는 이티에프도 국내 증시에 상장돼있다. 타이거미국MSCI리츠와 킨덱스(KINDEX)미국다우존스리츠는 미국에 상장된 리츠에 투자한다. 싱가포르 리츠에 투자하는 킨덱스싱가포르리츠도 있다.

하락장에 더 강한 배당펀드

요즘과 같은 증시 하락기에는 방어용으로 배당 이티에프에 수요가 몰린다. 코스피200 등 시장 지수에 견줘 상대적으로 선방하기 때문이다. 아리랑(ARIRANG)고배당주는 최근 3년간 적자가 1회 이하인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예상 배당수익률 상위 30종목으로 구성된다. 이런 기준에 따라 금융업종 비중이 높아지는 쏠림 현상이 발생한다. 배당주 이티에프 가운데 거래대금이 가장 많아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게 강점이다. 삼성증권은 “이 이티에프의 최근 3년 연환산 수익률은 4.0%로 코스피(2.4%)보다 월등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종목 선정과 편입 비중을 결정할 때 주가의 변동성을 반영한 배당 이티에프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아리랑고배당저변동50은 코스피 배당수익률 상위 50% 이내 상장사 가운데 주가 변동성이 가장 낮은 50개 종목을 담았다. 또 한 업종 내 종목 수를 10개로 제한해 업종과 규모(대형·중형·소형주)의 쏠림 현상을 완화했다. 코덱스고배당도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배당수익률 상위 30% 이내 종목 중 주가 변동성이 낮은 50개 종목을 담았다. 한 업종 내 종목 수도 10개로 제한했다. 여기에 리츠·인프라와 우선주를 편입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코덱스고배당 이티에프는 하락장에서 방어력이 높아 최근 12개월 배당수익률(배당금/주가)이 4.73%로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의 배당주에 투자하는 이티에프도 있다. 아리랑미국다우존스고배당주, 타이거유로스탁스배당30이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롯데리츠’ 내일 공모 개시…연 6% 수익 목표

롯데쇼핑 매장서 안정적 임대수익
전문가들 “상장 뒤 급등은 힘들 듯”

롯데리츠의 이달 말 상장을 앞두고 일반인도 소액으로 부동산에 간접투자할 수 있는 상장 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으로부터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현물로 출자받고 공모 이후에는 백화점과 마트, 아울렛 등 9개 점포를 사들인다. 롯데쇼핑의 나머지 84개 점포에 대한 우선매수협상권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이 장기 책임 임차인이라는 점에서, 오프라인 매장 부진으로 임대료가 감소하고 있는 다른 소매 리츠들과는 달리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의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40%, 42% 급등했다. 반기별로 실시하는 높은 배당수익률 덕분으로 분석된다.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의 최근 1년 시가배당률은 각각 6.4%, 4.3%에 달했다. 또 정부가 공모리츠 상장 활성화를 위해 5천만원 한도로 3년이상 투자하면 배당소득에 9% 세율로 분리과세를 추진 중인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리츠코크렙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뉴코아 분당점 등 5개 점포의 임대료를 받아 주주에게 배당한다. 매장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게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소매업황 부진이 지속될 경우 임차료 지급능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신한알파리츠는 판교 크래프톤 타워(옛 알파돔)와 용산 더프라임 오피스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등 우량한 임차인을 확보하고 있어 공실에 대한 우려가 낮은 편이다. 다만 최근 주가가 큰폭으로 올라 올해 배당수익률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리츠는 목표 배당수익률(2020~2021년 6월)을 연 6.4%(희망 공모가 상단 5000원 기준) 수준으로 잡았다. 오는 8~11일 이뤄지는 공모 흥행을 위해 올해 첫 배당(11~12월)에 한해 연환산 기준 10.11%를 주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롯데리츠 주가가 상장 뒤 신한알파리츠처럼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김선미 케이티비(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세보다 자산을 싸게 사들인 신한알파리츠와 달리, 롯데리츠는 할인없이 매입했기 때문에 자산가치 상승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짚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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