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85~2.2% 고정금리로 갈아타기를 내세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흥행몰이엔 성공했지만, 수십만명에 이르는 탈락자들의 불만을 뒷얘기로 남겼다. 신청자 수로 보면 63만5천여명 중 58%인 36만7천여명이, 신청 대출액 규모로 보면 74조원 중 73%인 54조원이 안심대출에서 탈락했다. 현행 대출 규제 아래에서는 ‘싼 금리’를 겨냥한 대출 갈아타기는 서울 등 규제지역의 경우 가구당 1주택자에만 열려 있다. 그렇다 해도 안심대출에서 미끄러진 36만여명은 물론, 소득·집값 요건 불충족으로 안심대출을 신청조차 못 한 1주택자까지 대환수요는 만만찮다.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면 좋을지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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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동향과 전망은?
9일 주요 은행의 금리 자료를 보면, 고정금리형(5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은 10일 기준 최저금리가 케이비(KB)국민은행 2.33%, 신한은행 2.63%, 우리은행 2.48%, 케이이비(KEB)하나은행 2.455%로 책정돼 있다. 이 상품은 금융채 5년물을 토대로 금리가 산정된다. 현재는 역대 최저점을 갱신했던 지난 8월보다는 다소 반등했다. 8월 당시 미 장단기 금리 역전을 방아쇠로 이른바 ‘R의 공포’(글로벌 경기 둔화 공포)가 채권시장을 뒤덮었다. 이 영향으로 국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8월 중 국민 2.13%, 신한 2.46%, 우리 2.31%, 하나 2.251%까지 떨어졌다. 이때 안전자산 선호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역대 최저점(1.093%)을 찍는 등 채권금리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1.264%로 다소 반등했지만, 여전히 한은 기준금리(1.5%)를 밑돌며 금리가 하락할 것이란 시장 전망을 드러내고 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채권수급 탓에 단기적으론 금리 하락세가 주춤댈 수 있으나, 금리는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글로벌 경기는 내년이 올해보다 안 좋아질 것이어서, 금리가 올라갈 여력이 없다. 올해와 내년 중 미국은 세 차례 더, 우리는 두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갈아타기 유의점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2%대 초중반이지만, 신규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를 따라가는 변동금리는 아직 2%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10일 기준 최저금리가 국민 2.74%, 신한 2.97%, 우리 2.92% 수준으로, 같은 은행 고정금리 상품보다 0.34~0.44%포인트 더 높다. 지난해 11월 이후 ‘고정금리<변동금리’ 역전 현상이 심화해 8월엔 역전폭이 0.8%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엔 그 폭이 좁혀진 상황이다. 고정금리 상품은 이미 역대 최저점을 갱신했고,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한 상황이어서 바닥을 다지는 분위기가 짙다. 반면에 변동금리는 한은이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코픽스가 내려가면서 그만큼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변동금리는 고정금리와 역전폭이 더 줄어들게 된다. 이에 안심대출을 놓친 대환 수요층에 대해 당분간 ‘관망’을 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0~11월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벤트를 지켜본 뒤 대환의 방향을 결정하는 게 적절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대출 갈아타기는 현재 ‘싼 금리’만을 바라보고 움직일 수도 없다. 2주택부터는 서울 등 규제지역 내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막혀서, 현실적으로 갈아타기가 불가능하다. 1주택자라고 해도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지표 시행 등으로 빚의 한도가 축소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 또 이자만 갚아도 되는 거치식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과 대출 실행 3년 이내인 경우 중도상환 수수료도 고민거리가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의 대출 규제를 충족할 수 있는지부터 살핀 뒤 한은 금리 향배가 정해진 연말쯤 갈아타기 시점과 방향을 정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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