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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상장사 배당 성향 뛰어올라”

등록 2019-11-26 16:55수정 2019-11-27 17:43

서스틴베스트, 국내 첫 실증분석 결과 내놔
국민연금 지분율 높을수록 배당성향도 커져
순이익 감소 효과는 고려 없어 분석 한계도 엿보여
한라그룹 지주사인 한라홀딩스의 지난해 배당총액은 한 해 전보다 66억원 늘어난 210억여원이다. 같은 기간 배당성향도 17%에서 251%로 뛰어올랐다. 이 회사의 주요 주주 중 하나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지분율 13.5%)이다.

이런 배당성향 변화를 가져온 원인 중 하나를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서 찾는 분석이 나왔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를 유도하기 위한 자율 지침으로, 국민연금은 지난해 도입했다. 이 지침은 국내 기업이 총수 일가 등의 이해관계에만 충실한 나머지 주주들의 이해관계는 뒤로 밀리는 데 따른 부작용을 줄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책임투자 컨설팅 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26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효과 연구’란 보고서를 내어 “국민연금이 투자하지 않은 상장기업의 평균 배당성향보다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상장기업들의 평균 배당성향이 약 55% 높았다. 이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뚜렷하게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 분석은 국내 상장사를 ‘국민연금 지분율 5% 이상 기업’, ‘지분율 5% 미만 기업’, ‘미투자 기업’ 세 그룹으로 나눈 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전후의 배당성향 변화를 따져보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르면, 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 전에는 세 그룹 간 배당성향에는 일정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코드를 연금이 도입한 이후에는 연금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배당성향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금 지분율이 5% 미만인 상장사 그룹의 배당성향 역시 연금 미투자기업의 평균 배당성향보다 20% 가량 높았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그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효과에 대한 의문이 이번 실증분석으로 어느 정도 풀렸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분석은 순이익 감소 원인 등에 대해선 따져보지 않은 한계도 여럿 있다. 한 예로 배당성향은 배당총액 증가뿐 아니라 순이익이 줄어도 높아진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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