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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심상치 않은 국채금리 오름세

등록 2020-03-22 18:22수정 2020-03-23 02:32

Weconomy | 최석원의 현명한 투자
그래픽_김지야
그래픽_김지야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중국 내 확산이 진행될 때만 해도 탄탄했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유럽과 미국에서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하면서 급속하게 무너지고 있다. 각국 주가지수를 보면 올해 고점 대비 30% 정도 떨어진 게 일반적이고, 40% 이상 떨어진 나라도 나타나고 있다. 12% 정도 떨어진 중국 시장이 오히려 선방하고 있는 모습이다. 단기적인 하락 속도 역시 역사상 제일 빠르다.

문제는 큰 폭으로 떨어져 왔던 각국 국채금리가 최근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의 강력한 통화 완화 정책에도 국채금리 상승이 나타나고 있어 우려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두 차례에 걸친 긴급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로 끌어내리고, 지난 16일에는 민간 기업이 발행하는 기업어음을 매수해 주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 시장금리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유럽도 초기에는 남유럽 국가의 금리만 올랐지만, 이제 독일 등 주요국 금리도 같이 오르는 중이다. 우리나라도 사상 처음으로 1% 이하로 정책금리를 내렸지만, 국채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 경제가 나쁘면 시장금리는 내린다. 금리는 결국 돈을 꾸거나 꿔주는 값인데, 경제가 나빠지면 돈을 꾸려는 사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같은 원리로 통화정책 당국은 경제가 나빠질 때 정책금리를 내린다. 정책금리를 내리면 시장금리도 따라 내려갈 가능성이 높고, 빨리 시장금리가 내려가야 돈을 꾸려는 사람이 늘어나 소비와 투자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그것도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고 양적완화까지 실시하는 마당에 시장금리는 왜 오를까? 가장 중요한 원인은 지금의 상황이 안전자산 선호에서 유동성 확보 경쟁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번 사태를 보는 시장의 시각이 더 나빠졌다는 얘기다. 게다가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엄청난 재정을 쏟아부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금리를 끌어 올리고 있다. 정부의 자금 조달 규모가 늘어나며 발행되는 국채가 채권시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의 금리 상승은 후폭풍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더 문제다. 우리나라에서는 무엇보다 1600조원을 넘어서는 대규모의 가계신용이 큰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자 부담 증가가 가계의 실질소득을 감소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렇게 되면 가계 주택담보대출 중 일부가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주택 가격도 정부가 의도하는 정도의 하락에 그치지 않고 큰 폭으로 떨어져 역자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자칫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통해 시스템 리스크로도 연결될 수 있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지난 19일 채권안정펀드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에 대한 자금 지원 등을 포함한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필요시 언제든 시장 안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언제든 커질 수 있는 상황이고, 불안이 심해지면 무차별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나타나 금리가 크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SK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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