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들 사이에 재테크에 밝은 것으로 소문난 ㄱ씨는 5년여 전 한 증권사에 들러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가입했다. 신문 기사를 보고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이 많은데다 운용하기에 따라서는 높은 수익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월 25만원씩 자동이체로 납입해왔다. 최근 ㄱ씨는 스마트폰 앱에서 평가액을 확인하고 스스로도 놀랐다. 지금까지 납입액은 1600여만원인데, 시가평가액은 2000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총 수익률을 계산해보니 26%가 넘었다. 해마다 연말정산 때 49만5천원의 세금을 돌려받은 혜택을 제외하더라도 월 적립식 투자로 5% 가량의 연 수익률을 거둔 것이다.
퇴직연금제도 운용 개요도. 자료: 금융감독원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ㄱ씨도 아이아르피 상품 운영에 적극적인 편은 아니다. 다만, 그는 가입 초기에 하루 짬을 내어 투자할 간접투자상품을 직접 골랐다. 글로벌 배당펀드, 중국펀드 등 주식형펀드를 70% 담고, 채권형은 26%, 나머지는 머니마켓펀드(MMF)를 선택했다. 아이아르피는 실적배당(원리금비보장)형 상품을 최대 70%까지 담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상당히 공격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짠 셈인데, 이 선택이 그에게는 현재까지 짭짤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운용자산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운용지시를 해야 한다. 어떤 상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운용 결과는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ㄱ씨처럼 나름 금융지식을 갖춘 가입자라면 스스로 선택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자신이 가입한 퇴직연금 사업자(금융회사)의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하다. 권성훈 금융감독원 퇴직연금감독팀장은 “금융회사마다 펀드 전용상담 창구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변경 가능 상품정보는 가입 금융회사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금감원 쪽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투자상품별 수익률 등 운용현황을 분석하고,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품변경·편입비중 조정 등을 주기적으로 검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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