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강국, KOREA’ 누리집(www.fta.go.kr)에 실린 FTA 체결 현황
정부가 올해 중동·중남미 등의 나라 가운데 10개국 이상을 대상으로 경제동반자협정(EPA) 방식의 새로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다는 목표로 협상을 진행한다. 새 자유무역협정은 기존 자유무역협정 체계에 공급망·디지털·기술전수 등에서 협력하는 내용을 강화해 덧붙이는 내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 공동 주재로 올해 첫 ‘통상산업포럼’을 열어 이런 내용을 포함한 올해 주요 통상 과제를 밝혔다.
경제동반자협정 방식의 새 자유무역협정의 상대국은 걸프협력회의(GCC·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국), 에콰도르, 과테말라 등으로 아직 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나라들이다.
조수정 산업부 통상정책총괄과장은 새로운 방식의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관세 인하도 물론 들어가 있어 자유무역협정의 일종이나, 경제협력 강화를 가미한 것이며, 공급망이 특히 중요해져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 강화는 협정문에 공급망 챕터(장)를 별도로 두어 문제가 생길 때 서로 돕거나 조기경보 시스템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챕터에선 전자상거래는 무관세로 할 수 있게 하고, 기술전수 분야에선 기술을 이전해주는 대신 시장을 확보하는 식으로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산업부는 또 중동·중남미·동유럽·중앙아시아·아프리카 국가를 중심으로 올해 20개국 이상과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체결을 목표로 협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관세 협상보다는 협력 기반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 국내 기업의 시장 참여 확대에 집중하는 방안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적 통상 조처에 대응하는 방안으로는 업계-산업부 간 ‘업종별 통상협의체’를 마련해 통상정보를 공유하고 공조를 추진하기로 했다. 협의체 구성은 철강,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디지털 등 통상 이슈가 많은 업종을 위주로 우선 추진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국내 기업의 핵심 광물 확보 등을 지원하기 위해 중요 협력국을 선정해 올해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5건 이상 체결한다는 내용도 이날 과제에 담았다. 호주,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베트남과는 이미 양해각서를 맺은 상태이며, 올해 캐나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과도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창양 장관은 이날 모임에서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주요국 성장세 둔화, 보호무역주의, 자국 우선주의 확산,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에너지 위기 지속으로 올해 우리 기업의 수출·투자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출 확대 및 기업 투자 여건 개선에 통상 역량을 집중하고, 미 인플레 감축법 대응 경험을 살려 기회 요인을 최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