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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독립’ 선언한 폴크스바겐…국내업계 타격 불가피

등록 2021-03-16 09:03수정 2021-03-16 09:22

파우치형, 각형 혼용해온 폴스크바겐
배터리 80%를 각형으로 통일하기로
허버트 디스 폴크스바겐 그룹 경영이사회 회장. 폴크스바겐 그룹 제공
허버트 디스 폴크스바겐 그룹 경영이사회 회장. 폴크스바겐 그룹 제공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이 배터리 개발과 생산의 내재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아울러 배터리의 80%를 각형으로 통일하기로 해 배터리 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15일(현지시각) 파워 데이(Power Day) 행사를 열어 배터리와 전기차 전략을 발표했다. 크게 배터리 셀·시스템과 충전·에너지 등 2가지에 중점을 뒀다. 폴크스바겐 그룹 컴포넌츠의 토머스 슈몰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배터리를 폴크스바겐의 핵심 사업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2030년까지 제품 포트폴리오의 80%를 동일한 규격의 각형 배터리로 통일하기로 했다. 생산을 단순화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강화해 원가를 절감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엔트리 세그먼트의 경우 이런 방식으로 배터리 원가를 현재보다 50%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격이 통일된 배터리의 대부분은 자체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배터리 내재화와 유럽 현지화를 강조했다. 2030년까지 유럽에서만 배터리 셀 공장 6곳을 건설해 연간 생산 능력 총 240GWh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늘어나는 추가 수요는 모두 자체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얘기다.

먼저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와 협력해 짓고 있는 공장 2곳에서 총 80GWh를 생산한다.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할 스웨덴 셸레프테오 공장은 2023년부터 가동에 들어가 연산 규모를 40GWh로 늘릴 예정이다. 독일 잘츠기터 공장은 2025년부터 규격이 통일된 배터리셀을 최대 40GWh 생산하게 된다.

이밖에 2026년 서유럽, 2027년 동유럽 등 2030년까지 공장 4곳을 추가로 짓는다. 허버트 디스 경영이사회 회장은 이들 4곳에 대해서 “독자적으로 운영하거나 다른 업체와 협력해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소 확충을 위해서는 현지 정유 업체들과 손잡는다. 유럽에서는 2025년까지 BP 등과 함께 공용 급속 충전소 1만8000곳을 짓기로 했다. 이는 현재 운영 중인 충전소의 약 5배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1만8000곳은) 2025년 유럽 예측 수요의 3분의 1쯤 된다”고 했다. 중국에서는 현지 합작법인 CAMS를 통해 2025년까지 급속 충전소 1만7000곳을 짓는 것이 목표다.

폴크스바겐 그룹의 파워 데이 영상 캡처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업계는 폴크스바겐 그룹의 발표가 가져올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폴크스바겐 그룹이 미국 테슬라에 이어 사실상 ‘배터리 독립’을 선언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폴크스바겐 그룹은 파우치형과 각형을 혼용하며 다양한 배터리 업체와 거래해왔으나, 이번 발표에서는 수직 계열화(vertical integration)를 강조했다. 배터리 개발부터 생산, 재활용까지 모두 닫힌 고리(closed loop) 안에서 해결한다는 전략이다. 토머스 슈몰은 “앞으로는 차를 개발할 때 그 중심에 배터리를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3사 중에서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곳은 삼성SDI가 유일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과 원통형을,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을 주력으로 한다. 새로 짓는 폴크스바겐의 유럽 공장에 국내 업체가 파트너사로 들어갈 확률은 낮은 셈이다.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향방에도 시선이 쏠린다. 조지아주 공장은 내년부터 폴크스바겐에, 2023년부터 미국 포드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미국 배터리 물량에 대해서는 이날 언급하지 않았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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