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전기자전거와 택시호출 요금을 잇따라 인상한다. 내년 기업 공개(IPO)를 앞두고 몸값을 올려 받기 위해 공격적인 수익 강화 전략에 나선 모양새다. 이 회사는 최근 4년간 영업 손실을 내왔다.
9일 카카오모빌리티 쪽 설명을 들어보면, 이 회사는 내달 6일 카카오 티(T) 바이크 요금제를 변경한다. 200~300원의 기본요금을 두고, 1분마다 140~150원의 거리요금을 받는 방식이다. 현재는 첫 15분 동안은 1500원의 정액 요금이, 이후 1분마다 100원의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 요금제가 변경되면 수도권에서는 이용시간 9분 이후부터는 소비자 부담액이 커진다. 1시간을 타면 종전보다 3200원을 더 내야 한다.
지난 2일엔 택시가 더 빨리 잡히는 스마트호출 요금제가 바뀌었다. 정액 1천원인 호출비를 택시 수요에 따라 최대 5천원까지 받을 수 있게 조정했다. 이용자는 심야 혼잡시간에 기본요금(3800원) 거리를 가기 위해서 최대 8800원까지 부담하게 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요금 개편을 두고 ‘이용자 편의’를 강조한다. 자전거의 경우, 기본요금이 1500원에서 200~300원으로 낮아진 점을 들어, 단거리 이용률이 높은 지역 이용자에게는 이익이 된다라는 점도 부각한다. 스마트호출 요금제 변경도 기사가 호출에 빨리 응답하도록 동기를 높이는 조처로, 결과적으로 이용자가 빨리 택시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 요금제 개편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수익성을 강화하려는 취지에서 사실상 요금을 올린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몸값을 끌어올리기 위해 본격적인 ‘수금’에 나섰다는 뜻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7년께 기업공개 시점을 2022년으로 제시한 바 있다. 2017년 이후 4년 내리 100~2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낸 데다, 기업공개 예상 시점으로부터 1년 내외의 시간만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카카오모빌리티로선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 기업 공개 때 몸값 평가에 유리해진다.
올해 들어 부쩍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차, 항공, 퀵서비스, 주차장 운영 등 새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6일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도 “렌터카, 공유킥보드 등 분야에도 진출해 광역 교통에서 라스트마일에 이르는 이동수단을 촘촘히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수익모델을 늘리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도 빠르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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