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나란히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하루만에 10% 가량 떨어졌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40만9500원, 13만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종가와 비교해보면 네이버는 하루만에 7.87%, 카카오는 10.06%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큰폭으로 올랐던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이날 급락한 배경으로는 전날 있었던 금융당국의 핀테크 규제 발표와 여당의 카카오 규제 토론회에서 나온 규제 강화 목소리가 꼽힌다.
지난 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제5차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상황 점검반 회의’를 열고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법 적용 검토 결과를 공개했다. 금융당국은 카카오페이 등에서 제공하는 펀드, 보험 서비스가 단순 광고대행이 아닌 미등록 중개행위라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이들 업체가 투자중개업자로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는다면 오는 25일부터 지금처럼 금융 서비스를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네이버보다 카카오의 주가 하락폭이 더 큰 이유도 카카오 주가가 카카오페이 기업공개(IPO) 기대감이 선반영돼 이미 큰폭으로 올라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같은 날 국회에서는 송갑석·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118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도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면 축사를 통해 “혁신기업을 자부하는 카카오가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된다.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하고 소상공인과 약자를 보호하는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며 플랫폼 기업 제재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이밖에도 공정위가 플랫폼을 규제하는 취지의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을 국회에 제출했고, 여당도 다음달 열릴 국정감사의 주요 과제로 플랫폼을 지목하는 등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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