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옛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 로이터 연합뉴스
메타 플랫폼스(옛 페이스북·이하 메타)가 지난해 4분기(10∼12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다.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분기 기준 충성 이용자 수가 역대 처음으로 감소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행이 페이스북의 주력 콘텐츠인 줄글·사진보다 숏폼 영상(짧은 영상) 등으로 바뀌고 있어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3일(현지시각) 메타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25억8500만달러(약 15조원)로 전년 동기(127억7500만달러)에 견줘 1.5%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매출은 280억7200만달러(약 34조원)에서 336억7100만달러(약 41조원)로 20% 정도 늘었지만, 기술 투자비용과 영업비용 증가세 등을 따라가지 못했다. 주식 1주당 순이익은 3.67달러로 금융정보 회사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3.84달러)를 밑돌았다.
에스엔에스의 주요 실적 지표인 충성 이용자 수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4분기 페이스북의 일간 활성 사용자(DAU)는 19억3000만명으로 직전 분기보다 소폭 줄었다. 페이스북에서 이 지표가 분기 기준으로 꺾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용자 수가 줄어들면 광고 유치와 단가 책정 등에서 불리해진다.
메타의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사업부인 ‘리얼리티 랩스’의 대규모 적자도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 지난 분기 이 부문의 영업 적자는 33억400만달러(약 4조원)로 전년 동기(20억9900만달러)보다 57.4% 늘었다. 메타는 지난해 10월 메타버스(가상세계) 플랫폼으로의 전환 계획을 밝히고 회사 이름까지 바꾸는 등 이 부문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당장의 실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모습이다.
올해 실적 전망 역시 녹록지 않다. 메타는 올해 1분기(1∼3월) 매출을 270억∼290억달러로 전망했다. 증권업계 전망치인 301억5000만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메타는 “사람들의 앱 사용 시간을 두고 (에스엔에스 앱들의)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앱 내에서도 ‘뉴스피드’나 ‘스토리’보다 수익성이 낮은 ‘릴스’(짧은 영상) 등의 비디오로 이용자들이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부진한 실적 발표에 메타 주가는 미국 나스닥 시장의 시간 외 거래에서 20% 이상 빠졌다. 이날 메타의 정규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1.25% 오른 323달러였지만, 실적 발표 뒤 시간 외 거래에서는 22.89% 하락한 249.05달러로 장을 마쳤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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