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카카오의 매출이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섰다. 카카오톡 앱의 광고와 모빌리티·게임 등의 신사업 실적이 두루 늘어난 결과다. 카카오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방침이다.
카카오가 11일 공시한 지난해 영업실적(연결 기준)을 보면, 매출은 6조1361억원으로 전년(4조1568억원)보다 48% 늘었다. 카카오의 연간 매출이 6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59억원에서 5969억원으로 31%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카카오톡과 포털사이트 다음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부문 매출이 44% 늘었다. 지난해 광고 시장 호황 등으로 카카오톡 기반의 ‘톡비즈’ 부문 매출이 43% 성장했다. 카카오모빌리티·페이 등을 포함하는 ‘플랫폼 기타’ 부문도 78% 뛰었다.
게임·웹툰·미디어 등을 주력으로 하는 콘텐츠 부문 매출은 52% 증가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모바일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에 힘입어 게임 사업 매출이 102% 늘어난 영향이 컸다. 연예매니지먼트와 영상 콘텐츠 제작 중심의 미디어 부문은 85%, 웹툰·웹소설 중심의 ‘스토리’ 매출은 50%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10∼12월)로 범위를 좁히면 1년 새 영업이익이 27% 줄었다. 임직원 상여금 등 인건비와 투자비용 증가로 같은 기간 영업비용이 54% 늘어난 결과다. 카카오 계열사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이 기간 신규 사업 진출 등이 주춤해진 점도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실적발표회(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는 자사주 소각 등 주가 부양 방안도 내놓았다. 앞으로 3년 동안 잉여현금흐름의 5%를 현금 배당하고, 10∼25%는 자사주 매입·소각에 쓴다는 게 핵심이다. 다음달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올해는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방침이다. 연초 불거진 일부 임원들의 ‘주식 먹튀’ 논란 등으로 최근 주가가 크게 떨어진 데 따른 조처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 지난 4년간 카카오가 전국민의 지지 속에서 가파른 성장을 이뤄냈지만 그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었고 사회의 신뢰를 잃은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며 “카카오는 앞으로 남궁훈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를 중심으로 논란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해 우리 사회가 카카오에 기대하는 미래지향적 혁신을 만들어 갈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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