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행사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지원 새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 SE’를 소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애플이 2년 만에 새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 SE’를 내놨다. 5세대(5G) 이동통신이 지원되는 첫 중저가 아이폰인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가격 탓에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끼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9일 오전 3시(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본사 애플파크에서 온라인으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새 아이폰 SE와 초고성능 피시(PC)용 칩 ‘M1 울트라’ 및 이를 탑재한 크리에이터용 데스크톱 ‘맥 스튜디오’ 등을 공개했다.
3세대 아이폰 SE에는 애플의 최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15 바이오닉’이 들어갔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3에도 쓰였던 칩으로, 2017년 나온 아이폰8에 견줘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이 최대 1.8배 빨라졌다. 아이폰 SE 라인업 가운데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을 지원한다. 디자인은 전작인 2세대 제품과 거의 비슷하다. 64·128·256GB 세 가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애플이 9일(한국시각) 공개한 크리에이터용 데스크톱 ‘맥 스튜디오’와 프리미엄 모니터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애플 제공
출고가는 59만원(64GB 기준)부터다. 당초 시장에선 애플이 이 제품을 30만원대로 출시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이 경우 애플에 견줘 중저가 제품 판매 비중이 큰 삼성전자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됐다. 1차 출시되는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등 30여개국에서 오는 11일부터 사전 주문이 가능하고, 18일부터 매장 판매를 시작한다.
이날 행사의 또다른 주인공은 새로운 피시용 칩 M1 울트라다. 애플이 자체 설계한 시스템온칩(SoC·여러 반도체가 하나의 칩에 집적된 제품)의 최상위 모델로, 회사가 2년 전 선보인 M1보다 그래픽처리장치(GPU)가 8배 확장됐다. 대용량 3차원(3D) 렌더링 같은 고사양 그래픽 작업을 원활하게 지원한다. 조니 스루지 애플 수석 부사장(하드웨어 기술 담당)은 “M1 울트라는 애플실리콘(애플 자체 설계 반도체)의 또다른 게임체인저로, 피시 업계에 또 한번 충격을 안겨줄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애플이 9일(한국시각) 공개한 ‘알파인 그린’ 색상의 아이폰13 프로. 애플 제공
M1 울트라를 탑재한 첫 제품으로 소개된 맥 스튜디오 역시 기존 애플의 전문가용 데스크톱 ‘맥 프로’를 뛰어넘은 제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가로·세로 길이가 각 19.7㎝, 높이는 9.5㎝의 콤팩트한 디자이지만, 성능은 인텔의 28코어 제온 프로세서가 들어간 맥 프로보다 최대 5.6배 빠른 속도로 영상의 포맷을 변환해준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애플은 이날 맥 스튜디오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모니터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도 선보였다. 이 모니터에는 27인치 5K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가격은 옵션에 따라 맥 스튜디오는 269만원부터,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는 209만원부터 시작한다.
한편, 이날 애플은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한 아이폰13 프로의 알파인 그린색 모델과 M1 칩을 탑재해 이전보다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이 최대 60% 빨라진 새 태블릿 피시 ‘아이패드 에어 5세대’도 공개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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