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일 카카오 신임 디지털 접근성 책임자(DAO). 카카오 제공
“장애인들에게 디지털 접근성이란 편리함의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를 쓸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입니다.”
김혜일 카카오 신임 디지털 접근성 책임자(DAO·Digital Accessibility Officer)는 아이티(IT) 서비스에서 ‘디지털 접근성’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시각장애인으로 지난 8년 동안 접근성 개선 업무를 담당해왔다. 이번에 국내 아이티 기업 중 카카오에 처음으로 생긴 디지털 접근성 책임자를 맡아, 장애인·노인 등 디지털 약자들의 서비스 이용 장벽을 낮출 예정이다.
장애인의 날인 20일 카카오는 디지털 접근성 책임자를 두기로 하고, 김혜일 링키지랩(카카오 자회사) 접근성 팀장을 초대 책임자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김 책임자는 2014년부터 포털사이트 다음과 카카오톡 앱 등의 디지털 접근성 개선 업무를 맡아온 베테랑 유엑스(UX·이용자 경험) 설계자다. 저시력 장애인을 위해 색상 대비를 뚜렷하게 한 카카오톡 화면이나,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표정과 캐릭터 이름 등을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기능 등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중증 시각장애인이기도 한 그의 설계가 카카오톡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저시력자를 위한 카카오톡 고대비 색상 테마. 카카오 제공
디지털 접근성이란 웹·모바일 등 온라인 공간에서 장애 여부나 나이 등에 상관 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온라인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고령층 등이 늘면서 아이티 기업들로서도 이들의 이용 편의성을 개선할 필요가 커졌다. 국내 인터넷 기업 중 디지털 접근성 책임자를 신설하며 해결에 나선 건 카카오가 처음이다.
카카오는 김 책임자 주도로 그룹 서비스 전반의 디지털 접근성을 점검하고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올해 안에 지도 앱 ‘카카오맵’에 지하철 승강장 등의 높이차(단차) 정보를 추가해 휠체어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개발자·기획자를 위한 접근성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게 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올 하반기(7∼12월) 완성을 목표로 시각장애인 등의 웹소설 서비스 접근성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김 책임자는 <한겨레>에 “장애인, 어르신 등 디지털 약자들이 불편함 없이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카카오의 서비스로 누구나 더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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