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KT)가 유심과 이심을 함께 쓰는 고객을 위한 전용 요금제 ‘듀얼번호’를 출시한다. 케이티 제공
다음달 1일부터 스마트폰 한 대에서 번호 두 개를 이용할 수 있는
‘이심(eSIM)’ 이용이 가능해지는 가운데, 케이티(KT)가 통신3사 중 처음으로 이심 전용 요금제를 내놨다.
케이티는 유심(USIM)과 이심을 함께 쓰는 전용 요금제 ‘듀얼번호’를 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심이란 물리적인 칩 형태의 유심과 달리, 스마트폰에 내장된 가입자 식별 모듈에 통신사 네트워크 접속 정보(프로파일)을 다운받는 방식을 말한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XS 이상,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Z폴드·플립4 이상 모델이 이심과 유심을 동시에 이용하는 ‘듀얼심’ 기능을 지원한다.
케이티의 듀얼번호 서비스를 이용하면 월 8800원에 두번째 번호용 데이터 1GB를 쓸 수 있다. 기본 제공 데이터를 다 쓴 뒤에는 최대 400K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또 주로 사용하는 번호의 음성과 문자메시지를 보조 번호에 공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로 사용하는 번호로 음성·문자·데이터가 무제한 제공되는 ‘초이스 요금제’를 이용하면서 보조 번호에 ‘듀얼번호’를 가입하면, 월 5만원대에(선택약정 25%, 프리미엄 가족 결합 25% 할인 적용 기준) 주 번호의 음성과 문자를 보조번호에서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듀얼번호 요금제는 일반 요금제와 달리 약정이 없다. 다만, 보조 번호를 듀얼번호 요금제가 아닌 일반 요금제로 가입할 경우 월정액 또는 약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케이티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고거래, 택배, 배달 등 전화번호가 노출되는 상황이 늘고 ‘워라밸’(일과 삶 균형)을 중시하는 추세가 지속되며 일상과 업무를 분리하고 싶어하는 고객이 늘었다”고 듀얼번호 요금제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구강본 케이티 커스토머사업본부장(상무)은 “이심 도입 및 듀얼심 모드가 가능해진 환경에 맞춰, 누구나 쉽게 듀얼번호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장을 선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스케이텔레콤(SKT)와 엘지유플러스(LGU+)는 이심 전용 요금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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