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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무려 2조3441억원에…네이버는 왜 ‘미국판 당근마켓’ 사들일까

등록 2022-10-04 11:48수정 2022-10-05 10:40

네이버, ‘미국판 당근마켓’ 포쉬마크 인수
아시아-북미-유럽 잇는 플랫폼 다리 구축
구글 등 빅테크 강자 없는 중고 플랫폼 산업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네이버 밋업 2022'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네이버 밋업 2022'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북미 최대 소비자간 전자상거래(시투시·C2C) 커뮤니티 ‘포쉬마크’(Poshmark)를 인수한다. 젊은 세대 커뮤니티가 활발한 국외 중고거래 플랫폼 인수를 통해 포털-소셜-커머스를 잇는 글로벌 성장동력을 만들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네이버 새 수장 최수연 대표가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과 함께,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미국 실리콘밸리 유망 기업을 인수한다는 점에서도 국내 업계에 던지는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는 3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포쉬마크 지분 100%를 2조3441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포쉬마크 순기업 가치를 주당 17.9달러로 평가해 몸값을 총 12억달러(한화 약 1조7천억원)로 산정했고, 포쉬마크 보유현금 5억8천만달러를 합쳐 인수대금이 결정됐다. 네이버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인수 결정이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포쉬마크는 독립적으로 사업을 하는 네이버 국외 계열사로 편입된다.

포쉬마크는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북미 최대 중고거래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2011년 출범했고, 현재 8천여만명이 이용 중이다. 지역 단위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춰, 자신이 팔로우한 인플루언서나 판매자의 게시물을 보다가 맘에 들면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기능 등을 구현했다. 특히 이용자 80%가 엠제트(MZ·1980~2000년대 생) 세대다. 일반 중고거래 플랫폼과 달리 사용자 평균 접속 시간이 25분 이상으로 긴 편이어서 다양한 사업모델을 시험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지난해 기준 연간거래액(GMV)은 18억달러(약 2조5900억원), 매출은 3억3천만달러(4천748억원)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고, 직원 수는 연구개발 인력을 포함해 830여명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글로벌 중고거래 플랫폼 투자에 공을 들여왔다. 2020년 12월엔 일본에 빈티지 콘셉트의 전자상거래 커뮤니티 ‘빈티지시티’를 만들었고, 2021년 초엔 스페인의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Wallapop)에 1억1500만유로(약 1550억원)를 투자했다. 왈라팝 사용자는 1500만명으로,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으로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선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운동화 전문 중고거래 플랫폼 ‘크림’을 운영 중이다. 이번 포쉬마크 인수로 아시아와 미국·유럽을 잇는 플랫폼 다리를 놓았다는 평가다.

네이버의 이번 투자를 놓고,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집중하지 않는 중고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고거래 플랫폼 사업은 지역 문화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구글이나 아마존식 사업 모델로는 공략하기가 쉽지 않아 거의 무주공산으로 남아있다. 젊은 세대 커뮤니티가 활발하다는 중고거래 특성상 네이버의 강점인 포털-커뮤니티-커머스 사업을 적용할 여지도 많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직매입 거래(1P) 시장을 아마존이 잡은 상황이다. 네이버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시투시 영역을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 모델로 선택한 것”이라며 “검색 및 인공지능(AI) 추천, 라이브 커머스, 광고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최고의 시투시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선 네이버의 승부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허지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포쉬마크가 현재 적자를 내고 있고, 시투시 사업이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위험 요소가 주가 하락의 요인”이라며 “국내 이커머스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최대 커머스 시장인 북미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시투시 플랫폼을 인수했다. 포쉬마크는 판매자 중심 상거래 사업이 활발해 스마트스토어 운영 노하우가 있는 네이버와 만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쉬마크 인수 발표가 나온 이날 네이버 주가는 8.79%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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