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 AFP 연합뉴스
페이스북 서비스 운영업체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과도한 낙관주의로 너무 많은 인력을 고용한 데 대한 책임을 느낀다”는 말과 함께 직원 대량해고에 나섰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이날 임원회의에서 “내일부터 감원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메타 인사담당 책임자 로리 골러는 이 자리에서 “감원 대상에 포함될 직원에겐 최소 4개월분 급여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후 메타 각 부문 임원들은 직원들에게 감원 일정과 조직개편 계획 등을 설명했다.
메타는 임원회의 다음날 감원 추진 사실을 공식 공지하고, 감원 대상으로 꼽힌 직원들에게 해고 통지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 직원 수는 약 8만7천여명으로, 이 가운데 13% 가량인 1만1천명이 해고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메타 18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력 감축이다. 빅테크 기업의 인력 구조조정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메타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이날 임원회의에서 풀 죽은 모습으로 자신이 회사를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한 책임이 있고, 성장에 대한 과도한 낙관주의로 고용 과잉을 낳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저커버그는 올해 상반기부터 인력 감축 뜻을 밝혀왔다. 저커버그는 지난 7월 말 기대에 못 미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우리는 디지털 광고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경기 침체기에 진입한 것 같다. (침체) 사이클이 얼마나 오래, 또 강력하게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메타는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타 주가는 올해 들어 70% 이상 급락했다. 경제 상황 악화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정책 강화로 맞춤형 광고 사업이 타격을 받고, 페이스북 경쟁력이 악화하는 등 위기가 겹쳤다.
트위터에서도 전체 직원 중 절반 가량인 약 3700명이 해고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이밖에 애플과 아마존 등도 신규 직원 채용을 잠정 중단하는 등 빅테크 기업들의 감원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테크 기업들의 감원 현황을 집계하는 누리집 ‘레이오프’(Layoffs.fyi)를 보면, 올해에만 전 세계 763개 테크 기업에서 10만6천여명이 해고됐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