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이 김용현(왼쪽), 황도연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당근마켓 제공
국내 대표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당근마켓이 창립 7년 만에 처음으로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비즈니스 전문가를 각자 대표로 선임해 회원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거듭하는 경영 상황을 개선하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당근마켓은 황도연 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을 신임 각자 대표로 선임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로써 2015년 7월 창립 때부터 이어진 김용현, 김재현 각자 대표 체제가 김용현, 황도연 체제로 바뀌게 됐다.
당분간 황도연 신임 각자 대표가 국내 경영 상황을 챙기고, 김용현 대표는 해외 사업 전초 기지인 캐나다 현지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총괄한다. 공동 창업자 김재현 전 대표는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직책을 전환해 미래 전략을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개발자 출신인 황 신임 대표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11번가 등에서 모바일 서비스 전략을 담당했다. 이후 카카오로 자리를 옮겨 선물하기, 장보기 서비스 등 모바일 수익 사업 관련 업무를 했다. 지난해 3월 당근마켓에 합류한 뒤에는 프랜차이즈 기업을 상대로 광고를 받는 비즈프로필 사업 등을 이끌었다.
당근마켓은 누적 가입자 3천만명을 달성하며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했지만,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당근마켓의 영업적자는 352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적자 폭이 두배 이상 늘었다. 대부분 지역광고를 통해 벌어들인 영업수익이 257억원에 불과해, 새 수익모델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황 대표는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해야 하는 시점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지역 커뮤니티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사업 다각화 과제 등을 해결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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