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개발한 ‘LPDDR5T’. SK하이닉스 제공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현존 최고속 모바일 디(D)램 ‘LPDDR5T(Low Power Double Data Rate 5 Turbo)’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새 모바일 디램은 지난해 11월 공개한 모바일 디램 ‘LPDDR5X’의 성능을 2개월 만에 개선한 것이다. 회사 쪽은 “동작 속도는 최대 초당 9.6기가비트(Gb)로, 기존 제품보다 13% 빨라졌다”며 “빠른 속도를 강조하려고 규격명인 LPDDR5 뒤에 터보(Turbo)의 T를 붙였다”고 설명했다.
엘피디디알(LPDDR)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주로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디램 규격으로, 전력 소모량 최소화가 관건이라 규격명에 저전력을 뜻하는 엘피(LP·Low Power)가 붙는다. 최신 규격은 LPDDR 7세대(5x)로, 1-2-3-4-4X-5-5X 순으로 개발됐다. 또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가 정한 최저 전압 기준인 1.01∼1.12볼트(V)에서 작동한다. 회사 쪽은 “LPDDR5X를 내놓은 지 두 달 만에 기술 한계를 다시 돌파했다”며 “이번 신제품을 기반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용량의 제품을 공급해 모바일용 디램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최근 LPDDR5T 단품 칩들을 결합한 16기가바이트(GB) 용량의 모듈 시제품을 만들어 고객사에 제공했다. 시제품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당 77GB로, 초고화질(FHD) 영화 15편을 1초에 처리할 수 있다. 양산은 올 하반기부터 10나노급 4세대(1a) 미세공정 기반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5세대(G) 이동통신용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면서 속도나 용량 등이 고도화된 메모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LPDDR5T의 활용 범위가 스마트폰을 넘어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 증강·가상현실(AR·VR)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류성수 에스케이하이닉스 디램상품기획담당(부사장)은 “이번 신제품 개발을 통해 초고속을 요구하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게 됐다”며 “앞으로도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선도할 초격차 기술 개발에 힘써 정보통신 세상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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