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기여한 네이버·카카오 데이터…나눠 쓸 길 열릴까

과기정통부 제1차 데이터산업진흥 기본계획
“공정한 데이터 접근 원칙 마련…실행안 찾을 것”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서비스를 운영하며 축적한 데이터를 플랫폼 입점 기업과 개인 회원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접근 원칙을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26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인공지능·영상기술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 본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2차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를 열어, 지난해 9월 발표된 국가 디지털 비전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의 데이터·인공지능 분야 후속 계획으로 준비된 ‘제1차 데이터산업 진흥 기본계획’과 ‘인공지능 일상화 및 산업 고도화 계획’을 논의·심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데이터산업 진흥 기본계획에서 “데이터에 대한 공정한 접근 원칙을 세우고 구체적 실행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기업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고객 데이터를 플랫폼 운영사뿐 아니라 입점 기업과 개인 회원들도 접근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보경 과기정통부 데이터진흥과장은 “플랫폼 입점 기업들이 기여한 데이터에 대해 접근성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접근 허용 범위와 방식 등을 논의해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 기업들이 적지 않은 투자를 해 가며 축적·관리해 온 데이터가 부정적으로 활용되는 걸 막기 위한 방안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공공 보유 데이터를 쉽게 검색하고, 그 데이터의 품질과 가치 등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원(One)-윈도우’ 데이터 플랫폼도 연내에 구축한다. 또 분야별 데이터의 융합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국가 표준화 맵’도 만든다. 이를 통해 누구나 필요한 데이터를 편하게 찾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데이터의 자유로운 활용을 저해하는 규제도 정비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위해 ‘민·관 합동 법제 정비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마이데이터 전송방식 표준화 적용 범위를 기존 금융 분야에서 의료·통신 등 다른 분야로 넓혀갈 계획이다. 공공 분야에서는 행정뿐 아니라 입법 분야로도 데이터 개방 범위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엄열 과기정통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은 “데이터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좌우하고 경제·사회 전반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디지털 시대의 원동력이지만 여전히 양질의 데이터가 부족하고 민간의 시장 참여가 더디다”며 “민·관 협력을 통해 전향적인 데이터 공유·개방, 과감한 제도 혁신, 선제적 투자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일상화 및 산업 고도화 계획에는 행정 업무를 넘어 입법·사법 영역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등 공공 분야의 인공지능 활용 범위를 넓혀 대규모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날 국가데이터정책위 회의에선 고용노동부의 고용 데이터 개방·확대 방안, 통계청의 통계등록부를 이용한 데이터 융합 활용 활성화 방안 등도 함께 논의됐다.

정인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