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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네이버 ‘각 춘천’으로 10년 무사고, ‘각 세종’으로 이어간다

등록 2023-02-12 16:08수정 2023-02-13 02:44

2013년 포털 최초 자체 데이터센터 설립
“판교처럼 화재 나도 ‘전면 장애’ 없어”
올해 말, 규모 6배 큰 ‘각 세종’ 건립
네이버가 올해 말에 문을 열 세종시의 자체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조감도. 사진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올해 말에 문을 열 세종시의 자체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조감도. 사진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2013년 포털기업 최초로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을 세워 ‘10년 무사고’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 말, 그보다 6배 큰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열 예정이다. 인터넷 서비스 기업의 사업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를 임대비 잡아먹는 ‘비용’이 아닌 ‘안전을 위한 직접 투자’로 확대해나가는 행보다.

네이버는 지난 9일 강원도 춘천시 동면 구봉산 자락에 위치한 ‘각 춘천’을 언론에 공개했다. 포털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위탁하던 2011년, 네이버는 자체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을 세웠다. 2013년 축구장 7배 크기인 5만4229㎡(1만6천평)에 본관 한 동과 서버관 3동을 지었고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해인사 ‘장경각’의 정신을 잇는다는 의미로 ‘각 춘천’이라 이름 붙였다. 앞으로 훨씬 더 많은 데이터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어서, 올해엔 세종시에 ‘각 세종’을 29만3697㎡ 대지 위에 세울 계획이다.

데이터센터에서는 ‘서버’(다수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성능 컴퓨터)와 저장장치 등을 모아 24시간 가동한다. 작은 공간에 얼마나 많은 서버를 모아놓을 수 있는지(공간 효율성), 서버가 내뿜는 ‘열’을 어떻게 식히는지(공조 시스템), 돌발 상황에도 ‘죽지 않을’ 능력이 있는지가 데이터센터의 핵심이다. ‘각 춘천’은 9백만권을 소장한 국립중앙도서관 1만개 규모의 데이터(900페타바이트)를 저장할 수 있다.

포털기업 최초 자체 데이터센터로 2013년 세워진 ‘각 춘천’의 서버실 전경. 사진 네이버 제공
포털기업 최초 자체 데이터센터로 2013년 세워진 ‘각 춘천’의 서버실 전경. 사진 네이버 제공

지난해 10월 ‘에스케이씨앤씨(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이곳에 3만2천대 서버를 임대하던 카카오 서비스가 127시간33분동안 복구되지 못한 사건은 ‘데이터센터의 죽음’이 사회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줬다. 사고 한달 여 만에 국회에서 데이터센터와 플랫폼 사업자의 재난 대응 의무를 확대하는 ‘카카오 먹통 방지법’(방송통신발전기본법·정보통신망법 개정)이 통과됐다. 동시에 당시 똑같이 판교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임대한 네이버의 피해가 경미했던 점이 부각되면서 네이버 데이터센터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10여 년 전 정전 사고를 겪으면서 데이터센터가 재난이나 재해에 동시다발적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수도권에 집중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죠.” 2011년 차장 직급으로 데이터센터 설립 프로젝트에 참여해 지금까지 운영을 이끌고 있는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장은 “최대한 분산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무사고’의 비결로 기술의 내재화와 데이터센터·서비스 이중화, ‘죽지 말아야 한다’ 등 운영 원칙, 안전을 위한 법 준수 등을 들었다.

네이버가 2013년 세워 10년째 무사고로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각 춘천’의 모습. 사진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2013년 세워 10년째 무사고로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각 춘천’의 모습. 사진 네이버 제공

화재·정전 등에 대한 대응도 ‘기본’이 강조됐다. 화재 상황 대비 훈련은 소방관의 진입 동선까지 정하는 식으로 지난 10년 동안 200차례나 했다. 정전 상황에 대비해 ‘각 춘천’은 서로 다른 두 개의 변전소에서 전력을 끌어오고, 정전 시에도 운동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무중단전원공급장치(다이나믹 UPS)와 디젤 엔진을 보유하고 있다. 정수환 네이버클라우드 아이티(IT)서비스본부장은 “춘천에 판교 화재가 나도 서비스 전면 장애는 나지 않는다”고 했다.

올해 인공지능 ‘서치지피티’(SearchGPT)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한 네이버는 ‘각 세종’에 신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노상민 센터장은 “인공지능 기술은 더 높은 전력을 필요로 해 ‘각 세종’은 서버실에서 공급받는 전력이 더 커질 수 있도록 발전시킬 것”이라며 “각 세종에는 네이버랩스에서 개발한 로봇과 자율주행 차량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각 춘천’에 도입한 외부 공기를 활용한 공조 시스템, 서버룸 폐열 활용 시스템 등도 발전된 형태로 도입할 계획이다. 또 ‘각 춘천’에 도입한 외부 공기를 활용한 공조 시스템, 서버룸 폐열 활용 시스템 등도 발전된 형태로 도입할 계획이다.

춘천/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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