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기업 키우는 UAE 시장 올라탄 ‘야놀자’…여행플랫폼 승자는?

국내 첫 UAE ‘글로벌 유니콘 센터’ 가입…중동시장 노려
여행플랫폼 경쟁에 ‘네카오’ 가세…국외가 승부처 될수도

여행 플랫폼 야놀자가 아랍에미리트 정부의 ‘글로벌 유니콘 센터’에 가입하는 등 중동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야놀자 제공

여행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설립한 ‘글로벌 유니콘 센터’에 회원사로 가입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이다. 프롭테크(Proptech·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 기술에 투자를 늘리는 야놀자가 중동시장 공략을 통해 국내외 여행 플랫폼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야놀자는 “김종윤 야놀자 대표가 지난 15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대규모 국제 행사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 참석해 논의를 거쳐 글로벌 유니콘 센터 회원사 가입 절차를 마쳤다”고 23일 밝혔다. 당시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회의에서 글로벌 유니콘 센터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올해 안에 두바이 지역에서 유니콘 기업 30개사를 배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야놀자는 글로벌 유니콘 센터 회원사로 가입한 배경에 대해 “두바이를 비롯한 중동·북아프리카(MENA), 걸프 지역 협의체(GCC) 등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유니콘 센터 회원사에 두바이 시장 진출에 필요한 교육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인에게 두바이 영주권에 해당하는 ‘골든비자’를 발급해준다.

중동 나라들은 오일머니 이후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여행·문화·스포츠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케이(K)- 컬처에 대한 관심과 맞물리면서 국내 기업들이 중동 지역에서 사업을 벌일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

야놀자는 단순한 숙박 예약을 넘어, 호텔 및 레저 업체 등이 판매 상품을 플랫폼을 통해 관리하도록 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호텔의 경우, 예약부터 체크 인·아웃 상황을 플랫폼을 통해 관리해 빈 객실 활용과 시간대별 이용료 등을 달리 책정할 수 있는 프롭테크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업계에선 야놀자의 국외 사업 확대가 국내외 여행 플랫폼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시장에선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실제 앱을 이용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인 월간활성이용자수(MAU·모바일인덱스 조사)를 보면, 지난달 기준 야놀자는 352만1425명으로 여기어때의 328만354명에 조금 앞섰다.

최근 국내 1·2위 정보기술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잇따라 숙박 예약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게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에 국내 주요 호텔 예약 상품권을 추가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하게 마음을 전달하는 모바일 선물하기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기존 플랫폼을 통한 호텔 예약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네이버는 항공권 예약과 함께 올해 상반기 국외 상용 출장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예고해 여행 플랫폼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여행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국외여행이 활발한 한국 시장도 중요하지만, 주요 포털이나 쿠팡 같은 공룡들이 여행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언제 전세가 역전될 지 모른다. 손정의 펀드에서 유치한 투자금(약 2조원)을 기반으로 치열한 국내 시장 대신 국외 시장을 새로 개척하려는 것도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