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 ‘오픈마켓 개인정보 유출’ 모의재판 연다

실제 첨예한 법적 공방 중인 주제
7월7일까지 누리집서 참가 신청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실제 쟁점’인 오픈마켓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주제로 모의재판 경연대회를 연다. 누리집 갈무리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오픈마켓·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중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주제로 한 모의재판 경연대회를 연다. 특히 이번 행사에선 현재 실제 법적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쟁점을 다룬다.

개인정보위는 오는 7월7일까지 8주동안 ‘제1회 개인정보보호 모의재판 경연대회’의 참가 신청을 받는다고 14일 밝혔다. 참가대상은 전국의 대학(원)생으로 서류 심사를 거쳐 선발된 3개 팀이 ‘오픈마켓 플랫폼 및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중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주제로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이게 된다. 이번 행사는 한국인터넷진흥원, 김․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태평양, 법무법인 광장, 법무법인 세종이 후원한다.

참여를 원하는 이들은 개인정보보호 포털과 개인정보위 누리집에 공개되는 출제 문제에 대한 원고 소장과 피고 답변서를 전자우편을 통해 제출하면 된다. 서류 심사의 평가요소는 사건의 이해도, 적용 법리의 적정성, 변론의 적정성 등이다. 본선 진출팀에게는 기업의 실무 현장답사와 준비서면 검토 기회가 부여된다. 본선 결과에 따라 대상과 최우수상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장상, 우수상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장상이 수여된다.

이번 주제는 실제로도 법적 공방이 치열한 사안이기도 하다. 오픈마켓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개인정보위의 처분에 최근 빅테크 기업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행정법원 제6부(재판장 이주영)는 개인정보위가 내린 과태료 등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네이버와 지(G)마켓의 손을 들어줬다. 개인정보위는 오픈마켓 계정 도용 문제가 심각해 빅테크 기업에 주의를 준 것이었는데 법원이 오픈마켓 판매자는 네이버나 지마켓의 지휘·감독을 받는 ‘개인정보취급자’가 아니라 별도 동의 절차(제 3자 정보 제공 동의)를 거친 독립된 ‘개인정보처리자’여서 빅테크 기업의 책임이 없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이번 모의재판 경연대회의 주요 쟁점도 개인정보처리자와 개인정보취급자 지위와의 관계, 개인정보처리위탁이 애매한 사안에서 책임주체 등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취급자’에게 개인정보 보호 책임과 ‘개인정보처리자’ 감독 의무를 규정하고 있어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이 ‘제3자’들과 어떤 관계인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유출 사고 등 책임 여부가 갈리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이같은 소송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수십만 이상의 ‘제3자’ 업체들 관리까지 다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앞으로 과태료 액수도 커질 것으로 보여 빅테크 기업들이 소송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양청삼 개인정보위 개인정보정책국장은 “이번 경연대회에서 해당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변론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