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팀즈 이어 ‘윈도11’에도 챗GPT 탑재…MS “따라올테면 따라와 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가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회의 ‘엠에스 빌드’에서 챗지피티 기반 인공지능 비서 ‘코파일럿’을 탑재한 윈도11의 새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마이크로소프트(MS)가 ‘워드’와 ‘파워포인트’ 등 업무용 문서작업 도구에 이어 개인용컴퓨터(PC) 운영체제(OS) ‘윈도11’에도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다. 엠에스가 구글보다 먼저 검색엔진 ‘빙’에 챗지피티를 적용한데 이어 피시 운영체제로도 챗지피티 활용 범위를 넓히기로 하면서, 생성형 인공지능 상용화 경쟁에서 앞서가는 기업 이미지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엠에스는 2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에서 연례 개발자 회의 ‘엠에스 빌드’를 열고, 오픈에이아이(OpenAI) 챗지피티 기반 인공지능 비서 ‘코파일럿’을 탑재한 윈도11을 시연했다.

엠에스가 윈도11에 탑재한 ‘윈도 코파일럿’을 윈도 작업표시줄에서 열면, 화면 오른쪽 사이드바에서 코파일럿에게 현재 이용 중인 서비스 화면의 텍스트를 요약하거나 새로 작성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다른 앱을 열어달라거나 컴퓨터 설정을 현재 상황에 맞게 바꿔 달라는 요청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코파일럿에게 “노트북 화면 밝기 낮춰 줘”라고 자연어 문장 형태 명령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제어판을 통하지 않고도 화면 밝기를 조정할 수 있다.

엠에스는 윈도 코파일럿을 윈도11 이용자에게 정식 배포하기에 앞서, 다음 달 공개 테스트에 들어갈 예정이다. 코파일럿 탑재 윈도11 배포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윈도11 작업표시줄 가운데의 코파일럿 버튼을 누르면, 화면 오른쪽 옆면에 명령어 입력 창이 뜬다. 여기에 간단한 문장을 입력하면, 작업 중인 창의 텍스트 요약·재작성이나 컴퓨터 환경 설정 변경 등을 요청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엠에스는 인터넷 브라우저 ‘엣지’에도 코파일럿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보고 있는 누리집의 콘텐츠를 워드나 엑셀 등 엠에스 365 문서 작업 도구들로 옮겨 쉽게 작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엠에스는 코파일럿에 외부 서비스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인 기능도 선보였다. 플러그인을 이용하면, 개별 서비스 앱이나 누리집으로 넘어가지 않고도 해당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다. 윈도 작업표시줄에서 코파일럿을 열어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뉴욕 호텔 찾아 줘”라고 입력하는 방식으로 트립어드바이저 누리집을 열지 않고도 호텔 검색과 예약 등을 곧바로 할 수 있다. 앞서 오픈에이아이는 챗지피티에 익스피디아·카약 등 외부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는 플러그인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엠에스는 또한 이날부터 챗지피티 유료 버전 ‘챗지피티 플러스’에서 빙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챗지피티가 보다 시의적절한 최신 답변을 제공하고, 답변 내용의 출처도 더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오픈에이아이와의 협력 덕분에 엠에스가 빠르게 변화하는 인공지능 기반 도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사티아 나델라 엠에스 최고경영자가 코파일럿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그동안 정체됐던 윈도 운영체제) 판매량을 늘리고, 더 많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유치하며, 검색 부문에서 구글과 더 잘 경쟁하기 위해 애쓰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정인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