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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내 보디프로필이 어느 날 헬스장 SNS에…” 책임 물을 수 있나

등록 2023-08-02 12:00수정 2023-08-03 02:48

개인정보위 ‘상반기 분쟁조정 운영 결과’
동의 없는 개인정보 수집 가장 빈번
이용자 개인정보 열람 요구에 기업 불응하는 경우 늘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

ㄱ씨는 최근 매일같이 헬스장에서 운동을 해 다이어트를 한 뒤 이를 기념하려 ‘보디프로필’ 사진을 촬영했다. 얼마 뒤 헬스장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입간판 등에 자신의 보디프로필 사진이 쓰이고 있단 걸 알게 됐다. 미리 동의도 구하지 않고 자신의 사진을 홍보 목적으로 사용한 데 불쾌함을 느꼈다.

#2

ㄴ씨는 최근 이사한 아파트 입주자 온라인 카페에 가입하려고 보니, 닉네임 옆에 거주 중인 동·호수를 반드시 기재하라고 안내돼 있었다. ㄴ씨는 다른 카페 이용자들에게 자신의 거주지를 알리는 게 꺼려졌다.

#3

ㄷ씨는 한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한 공모전에 참여했다. 그런데 신청서에 기재한 개인정보가 포털 누리집 검색 결과에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전 본인 동의 없이 회원 보디프로필 사진을 홍보에 쓴 헬스장이 100여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분쟁조정 결과가 나왔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운영하는 앱이나 카페 등에 가입할 때 거주 동·호수 등 과도한 개인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게 해선 안된다는 판단도 이뤄졌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지난 상반기 개인정보분쟁조정위에서 심의·의결된 개인정보 분쟁조정 운영 결과를 2일 발표했다. 개인정보위는 총 6차례 조정부회의를 열어 114건을 심의·의결한 결과, 87건의 조정 결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침해 유형별로 보면, ㄱ씨처럼 사전 본인 동의 없는 개인정보 수집이 전체 심의·의결 안건의 27.6%로 가장 빈번했다. 개인정보위는 “소상공인 등이 영업활동을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할 때 미리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걸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ㄱ씨의 경우, 조정 전 합의를 통해 헬스장으로부터 125만원의 손해배상금과 함께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냈다.

고객센터 상담 내용과 같은 개인정보를 열람하게 해 달라는 이용자 요청을 기업 등이 거절한 데 대한 분쟁 조정 신청이 26.4%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 유형은 지난해 18.5%에서 다소 늘었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정보주체가 는 데 비해, 이를 보장해야 한다는 개인정보처리자들 인식이 상대적으로 미비한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ㄴ씨 사례처럼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을 멈추게 해 달라는 요청은 2.3%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마찬가지 이유에서 종종 발생했다. 개인정보위는 ㄴ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닉네임만 공개하는 쪽으로 운영 방침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

ㄷ씨 사례처럼 개인정보취급자가 개인정보를 누설·유출·훼손하거나 안전성 확보 조치를 소홀히 한 경우는 17.2%로 나타났다. 개인정보위는 ㄷ씨의 개인정보를 인터넷에 노출한 지자체가 손해배상금 30만원을 ㄷ씨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개인정보 분쟁조정 제도는 개인정보 유출 등 피해 발생 때 침해 주체와 피해자 사이 합의 유도 또는 조정을 통해 소송 없이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주는 제도다. 누구나 온라인 누리집에서 분쟁조정 신청을 할 수 있다. 피해 사실에 대한 입증 책임을 가해자 쪽에 묻는 게 특징이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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