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카카오페이를 이용해 중국 내 알리페이플러스 가맹점에서 현장 결제를 하고 있다. 앤트파이낸셜 누리집 갈무리
2010년 중국 유학 경험이 있는 기자는 10여년 만에 중국을 다시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신용카드를 믿고 최소한의 현금만 환전해 갔는데, 대부분의 가게가 카드와 현금을 안 받았다. 중국 현지 은행 계좌가 없는 단기 체류 여행객은 가상계좌를 개설하고 별도 앱을 내려받아야 하는 등 알리페이(즈푸바오), 위챗페이(웨이신즈푸) 이용 문턱이 높았지만, 이런 현지 간편결제 수단 없이는 식사는 커녕 생수조차 사 마실 수 없었다. 유학생 시절엔 신용카드를 받는 곳이 거의 없어 달마다 번화가에 있는 글로벌 은행 자동입출금기(ATM)에서 한 달치 생활비를 뽑아 기숙사 서랍에 보관해야 했던 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였다.
그로부터 다시 3년 가량 지난 지금은 중국 여행 때 대량의 현금을 환전하거나 현지 간편결제 서비스에 어렵게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토스페이 등 국내 간편결제 앱들을 중국 내 ‘알리페이플러스’(Alipay+) 가맹점들에서 쓸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중국 최대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파이낸셜은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일(23일)부터 중국 내 알리페이플러스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와 토스페이를 이용한 오프라인 큐알(정보무늬) 결제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알리페이플러스는 앤트파이낸셜이 운영하는 글로벌 간편결제 네트워크다. 카카오페이는 2018년 알리페이플러스 초기 때 협력사로 합류해, 네이버페이·토스페이보다 이른 지난 3월부터 중국 전역 알리페이플러스 가맹점에서 현장결제 수단으로 사용 가능했다. 한국뿐 아니라 몽골(하이페이), 싱가포르(창이페이, 화교은행), 타이(트루머니) 등 아시아 지역 10개 서비스가 알리페이플러스의 간편결제 네트워크를 이용해 중국 내 현장결제를 지원한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카카오페이는 중국 현지에서 앱을 열면 결제 바코드가 해당 국가의 ‘해외 결제’용으로 자동 전환된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페이 또는 네이버 앱에서 ‘현장결제→큐알결제→엔(N)페이’ 메뉴를 차례로 선택하면 나타나는 화면 하단에서 알리페이 및 유니온페이 결제 옵션을 선택하면 된다. 토스페이는 토스 전체 메뉴에서 ‘현장결제→해외’ 차례로 메뉴를 선택하거나, 중국 현지에서 앱을 열었을 때 화면 오른쪽 상단에 뜨는 큐알 아이콘을 클릭하면 된다.
세 서비스 모두 이용자가 미리 연결해 둔 은행 계좌에서 결제 금액이 원화로 출금된다.
세 서비스 모두 신용카드 연동 간편결제는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환율은 결제 시점에 알리페이플러스가 정한 것을 따르며, 해외 서비스 사용 수수료가 일부 부과된다. 세 서비스 모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을 맞아, 결제 금액의 일부를 되돌려주는 페이백 등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도 벌이고 있다.
이들 간편결제 서비스 사업자들은 “국내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도 현장결제 지원 범위를 점차 넓혀 가겠다”고 밝혔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