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디지털 기술 잘 쓴다” 50대는 5%뿐

2022년 10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롯데리아 동묘역점에서 열린 디지털 약자 어르신 키오스크 교육에 참여한 서울재가노인복지협회 소속 어르신들이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는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화성시 동탄에 사는 직장인 우아무개(33)씨는 최근 어머니에게 행정복지센터(옛 동사무소)에 가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가족관계증명서 등 공문서를 내려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렸다. 우씨는 “나도 헷갈릴 때가 있는데 60대 초반 엄마는 더 헤맬 수밖에 없다. 필요하다고 하실 때마다 가르쳐드린다”고 했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에 대한 적응 능력은 다르다. 20~30대 10명 중 최소 6명은 ‘사용하면서 바로 익힌다’고 말하지만 50대는 그 비율이 33.7%에 그친다. 50대의 25.2%는 가족이나 지인의 도움을 받는다고 답했다.

한겨레는 지난 13~14일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20~59살 패널 1000명(20대 211명, 30대 225명, 40대 270명, 50대 294명)의 의견을 모았다. 80%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03%포인트다.

‘스스로 최신 디지털 기술을 잘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20대는 ‘매우 그렇다’는 응답이 30.3%였으나 50대는 5.4%에 그쳤다. 최근 한달 사이 사용한 디지털 기술이 무엇인지 골라달라는 질문에 무인결제기(키오스크) 이용률이 85%로 가장 높았다. 이후 모바일로 물건 구매, 인공지능(AI) 챗봇 순서였다.

20~30대는 인공지능 기반 번역 서비스를 이용해봤다는 응답이 30~40%로 높았지만 50대는 17~19%로 낮았다. 스마트 헬스케어 제품 사용은 모든 세대에서 20%만 이용했다고 답해, 아직 사용 경험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소프트웨어 이용은 30대에서 40%로 가장 높았다.

새로운 기술을 만날 때의 감정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20대는 ‘만족’이 24.6%로 50대의 19.0%보다 높았다. ‘당황’과 ‘불안’이라는 응답은 각각 13.7%, 5.7%였다. 반면 50대는 ‘신기’(50%), ‘흥미’(44.9%) 등으로 긍정적 감정도 많이 느끼지만 ‘당황’(34.7%), ‘불안’(20.1%)을 꼽은 비중이 20대보다 훨씬 높았다.

최근 6개월 이내 디지털 기술·기기 사용을 포기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20대는 7.1%만이 ‘그렇다’고 답했으나, 50대는 그 비율이 27.2%로 차이가 컸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20~40대는 15% 이내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50대는 그 비율이 27.9%로 훌쩍 올라갔다. 50대는 어려운 이유로 ‘기술 자체가 복잡해서 혼자 이해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48.2%에 이르렀다. ‘시도 자체가 부담스럽다’란 응답도 둘 중 한명꼴(49.8%)로 했다.

미래 기술 발전을 걱정하느냐는 질문에 20대는 ‘우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8.4%로 높았지만 50대는 13.3%에 그쳤다. 50대는 우려 정도가 ‘보통’이라는 답변이 44.6%로 가장 높았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우려하는 정도가 더 컸다.

최우리 정인선 기자 [e-mail]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