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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생으로 받은 사랑, 강의로 나눠요

등록 2014-02-02 19:41수정 2014-02-02 21:44

국외에서 재능기부형 교육봉사 활동 중인 서홍석(26)
국외에서 재능기부형 교육봉사 활동 중인 서홍석(26)
몽골국제대학 교수 서홍석씨

보육원 생활뒤 뒤늦게 학업 열중
기업 장학금 받으며 석사 학위도
영어로 IT과목 강의하며 교육봉사
수원 동광원(보육원생)→창원대 컴퓨터공학과(학사)→포스텍 컴퓨터공학과(석사)→몽골국제대학(교수 요원). 최근 국외에서 재능기부형 교육봉사 활동 중인 서홍석(26·사진)씨의 이력이다.

2002년 한국인 선교사에 의해 설립된 몽골국제대학의 교수진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이다. 서씨는 지난 학기에 처음으로 컴퓨터과학개론, 이산수학, 네트워킹기초 등 3과목을 개설해 몽골·러시아·카자흐스탄 등 여러나라에서 온 학생들에게 영어로 강의를 하고 있다.

“대학 2학년 때 처음 토익시험을 봤을 때 190점이었는데 지금은 외국에서 영어로 강의를 하고 있으니, 저도 믿기 힘든 변화죠. 주변의 도움 덕분이었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나누고 싶었죠. 지난해 초 박사과정 입학과 외국 리서치센터에서의 인턴생활을 놓고 고민하다가, 몽골국제학교에서 재능기부형 교수 요원을 뽑는다기에 바로 지원했어요.”

6살 때부터 보육원에서 생활한 서씨는 형들이 그랬던 것처럼 실업계 고교로 진학했고, 3학년 때 전자제품 조립공장으로 현장실습을 나갔다. 그런데 이게 인생 진로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형들처럼 평생 이 일을 할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안 보던 책을 보기 시작했는데, 재미가 있는 거예요. 뒤늦게 공부가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깨달은 셈이죠. 다행히 수업시간에 잠을 자지는 않았기에, 어느 정도 하니까 따라갈 수 있더라고요.”

2006년 창원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한 그는 2011년엔 포스텍(옛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해 지난해 초 석사학위를 받았다. 앞으로 몽굴국제대학에서 2년 근무를 채운 뒤, 미뤄둔 박사학위에 도전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고마웠던 사람은 누구냐’는 질문에, 그는 20년 가까이 몸담고 있었던 동광원의 원장님과 선생님들을 첫손에 꼽으면서도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대학 때 학비와 기숙사비 면제에 장학금까지 받고 다닐 수 있도록 교수님들이 많이 배려해주셨어요. 또 엘지씨엔에스(LG CNS)의 사회공헌프로그램인 ‘아이티(IT) 드림프로젝트’ 1기로 선발돼 미국의 유명 아이티 기업들과 스탠퍼드대학을 견학하면서 시야를 넓힐 수 있었고, 교보생명 장학금도 받았어요. 담당 직원들 모두 진심으로 제가 잘되길 바라시더라고요.”

다음 학기 강의 준비를 위해 3일 몽골로 출국하는 서씨는 “지식뿐 아니라 삶과 인간을 가르칠 수 있는 교수가 되는 게 꿈”이라며,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남겼다. “저는 운이 좋았죠.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즐기게 되고, 즐기니 잘하게 되더라고요. 또 이것을 일로 삼으니 힘들지도 않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어요. (후배들도) 무슨 일이든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했으면 해요.”

글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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