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140만대 리콜 대상 80% 이상 교환
판매 재개로 국내 30만대 등 120만대 팔려
이용자들 “삼성·이통사가 ‘호갱’ 만들어” 분통
판매 재개로 국내 30만대 등 120만대 팔려
이용자들 “삼성·이통사가 ‘호갱’ 만들어” 분통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생산을 일시 중단하자 이미 대규모 리콜 조처에 혼란스러워했던 소비자들은 다시 불안감과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 중단을 결정한 10일 오후 국내 이통사들에도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삼성전자 쪽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생산 중단을 결정할 때, 이통사 쪽과 소비자 안전 조처 방안에 대해 협의하면서 판매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리콜 발표 당시 전세계에 판매된 140여만대 중에서 지금까지 80% 이상을 교환해줬다고 밝혔다. 국가기술표준원은 8일 기준으로 국내에 판매된 45만6천대 중에서 38만9천대(85.3%)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서 35만2천대가 교환됐고 개통 취소 2만1천대, 재고 회수된 수량이 1만6천대다. 삼성전자는 이달 1일 판매 재개 이후 국내에서 10만대가 새로 팔린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미국 등지에서는 신규 판매는 안 되고 교환만 이뤄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늦게까지도 이통사들은 판매 중단 방침을 내놓지는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통사들에 판매 중단을 요청할 수는 있어도 이를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설명이 맞다면, 이통사들이 즉시 판매 중단 방침을 밝히지 않는 것에 의문이 제기된다. 내부적으로 삼성전자의 요청이 신속히 전달되지 않았거나, 대응책이 확정되지 않았을 개연성도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긴밀히 협의해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사들 입장에서도 인기가 많은 제품인 갤럭시노트7의 리콜 사태가 일단락되나 싶었는데 교환 제품 불량 문제가 불거진 것은 또다른 악재다.
이통사들은 판매 중단에 대비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7 외에도 프리미엄폰으로 10월 초에 출시된 엘지전자의 V20과 21일 출시 예정인 애플 아이폰7이 있다. 에스케이텔레콤(SKT) 관계자는 “프리미엄폰 수요층이 있지만 전체 규모에서 보면 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뽐뿌’와 ‘클리앙’ 등 이동통신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속속 글을 올려 불안감을 토로했다. 지난 7일 갤럭시노트7 블랙오닉스를 구매했다는 한 누리꾼은 “새 제품은 괜찮을 줄 알고 샀는데 새 제품도 의심스럽고 불안해서 환불받고 싶다. 생산 중단할 거면서 왜 팔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이용자는 미국 이통사들이 고객 안전을 이유로 갤럭시노트7의 판매와 교환을 중단했지만 국내 이통사들이 느리게 대응하는 것에 대해 “정작 소비자 눈치는 보지 않고 삼성 눈치만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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